화석연료 기업들 배출한 온실가스...30년간 28조달러 폭염피해 유발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4-25 17:33:06
  • -
  • +
  • 인쇄

지난 30년동안 전세계 화석연료 기업들로 인한 폭염 피해가 28조달러(약 4경185조원)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크리스토퍼 캘러핸 박사와 다트머스대 저스틴 맨킨 부교수는 전세계 111개의 화석연료 기업들이 1991~2020년까지 30년동안 배출한 온실가스 영향으로 발생한 폭염이 28조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일으켰다고 분석한 연구보고서를 2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특히 111개 화석연료 기업 가운데 사우디아람코, 쉐브론, 엑손모빌, BP, 쉘, 러시아 가즈프롬, 이란 국영석유회사, 멕시코 페멕스, 콜 인디아, 영국석탄공사 등 상위 10개 기업들의 배출량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연구진은 글로벌 온실가스 배출정보업체 '카본 메이저스'에서 관련 데이터를 제공받아 약 1000개에 달하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각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이 지구 기온을 얼마만큼 높였는지를 분석했다. 여기에 80개 시뮬레이션을 추가로 진행해 각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이 매년 가장 더운 5일 기온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하고, 이를 글로벌 경제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한 것이다.

배출량이 가장 많은 기업은 사우디아람코로 나타났다. 사우디아람코가 끼친 경제적 피해는 2조500억달러에 달했고, 그 다음으로 러시아 가즈프롬(2조달러), 쉐브론(1조9800억달러), 엑손모빌(1조9100억달러), BP(1조4500억달러)가 그 뒤를 이었다.

캘러핸 박사는 "어마어마한 비용이지만 이마저도 배출량에 대한 책임이 가장 적은 빈곤한 열대지역에서의 영향을 과소평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보고서에서는 폭염으로 인한 피해액만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허리케인, 가뭄, 홍수 등 다른 극단적 기후현상까지 포함한다면 피해 금액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맨킨 부교수는 "과거에는 이산화탄소가 어떤 피해를 유발했는지 특정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있었으나 이번 연구는 과학적으로 그 모호함이 사라졌다는 것을 명확히 드러낸다"며 "이제 우리는 주요 배출 기업이 일으킨 피해를 추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학계로부터 '타당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아 주목할만 하다. 기존 연구는 온실가스 농도에 의존해 피해 규모를 추정해야 하기 때문에 배출 총량에서 시작하면 누가 얼마나 영향을 줬는지 나누기 어려워 책임을 묻기 까다로웠다. 그런데 이번 연구 방식은 누구의 배출량이 어떤 피해를 야기했는지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종단 간 귀속' 분석을 적용해 향후 기후 소송 등에서 광범위하게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까지 전세계에서 68건의 기후소송이 제기됐으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미국에서 발생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탄소를 배출한 대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기후소송에서 승소한 사례는 없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후책임 추궁에 있어 과학적 기반을 보다 견고하게 마련했다는 점에서 전세계에서 진행되는 기후소송에서 피해자들에게 좀더 유리한 자료가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에 23일자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하나금융 'ESG스타트업' 15곳 선정...후속투자도 지원

하나금융그룹이 지원하는 '2025 하나 ESG 더블임팩트 매칭펀드'에 선정된 스타트업 15곳이 후속투자에 나섰다.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일 서울시 중구 동대

과기정통부 "쿠팡 전자서명키 악용...공격기간 6~11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전자서명키가 악용돼 발생했으며, 지난 6월 24일~11월 8일까지 공격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

李대통령, 쿠팡에 '과징금 강화와 징벌적손배제' 주문

쿠팡이 개인정보를 유출한 기업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의 국내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이재명 대통령이 2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건에 대해 "사고원

이미 5000억 현금화한 김범석 쿠팡 창업자...책임경영 기피 '도마'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쿠팡의 김범석 창업자가 1년전 쿠팡 주식 5000억언어치를 현금화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후보 4명으로 좁혀졌다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회장 최종 압축 후보군으로 임종룡 회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및 외부 후보 2명 등 총 4명을 선정했다고 2일

[최남수의 ESG풍향계] 조정기간 거친 ESG...내년 향방은?

올 한 해 ESG는 제도적으로 조정기간을 거쳤다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1월에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하고 SEC(증

기후/환경

+

껌은 '미세플라스틱 폭탄'...플라스틱 성분인데 규제 사각

껌이 플라스틱 성분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때문에 껌을 씹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양의 미세·나노플라스틱을 섭취하는

사람잡는 '칠레 연어'...항생제 범벅에 열악한 노동환경까지

칠레의 주요 수출품인 연어가 양식과정에서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열악한 근로환경으로 노동자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

'청정호수'인줄 알았는데...50년간 미세플라스틱 쌓였다

인간의 접근이 거의 없어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인도의 호수에서 50년간 미세플라스틱이 차곡차곡 쌓여왔던 것으로 확인됐다.카사라고드와 마니팔 지

[날씨] 첫눈부터 10㎝ '펑펑'...한파에 빙판길 '조심'

올해 첫눈부터 최대 10㎝가 넘는 많은 눈이 쌓이겠다.3일 서해안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리겠다. 이날 낮부터 밤 사이에는 충남 남부 내륙과

올해 모기 개체수 28%나 줄었다...이유는?

올해 우리나라 모기 개체수가 지난해에 비해 28%나 줄었다. 원인은 모기도 견디기 힘들만큼 폭염이 기승을 부렸기 때문이다.질병관리청은 모기 발생시

동남아 홍수·산사태로 1100여명 희생...원인은 '기후변화·난개발'

우기에 접어든 동남아시아가 역대급 폭우로 발생한 홍수와 산사태로 현재까지 1100명 넘는 사람들이 사망하고, 앞으로 희생자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2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