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협력사들의 납품중단으로 영업중단 위기를 맞았던 홈플러스가 법원의 채권조기변제 허가와 금융권의 협력사 지원 등으로 한숨을 돌리게 됐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자, 제품을 납품하는 기업들은 미정산 사태가 터질 것을 우려해 납품을 중단하거나 물량을 축소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가 영업을 못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해졌다.
이에 홈플러스는 가용현금 3000억원을 동원해 일반 상거래 채권에 대한 지급을 재개하면서 CJ제일제당, 농심, 오뚜기 등이 일시 중단했던 납품을 재개하기로 했다.
여기에 7일 서울회생법원이 홈플러스가 신청한 채권 조기 변제를 허가하면서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3개월간 발생한 물품 대금 등 3457억원을 갚을 수 있게 됐다. 법원이 홈플러스의 정상적인 영업을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홈플러스에 납품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 협력사의 긴급 경영안정 자금을 최대 5억원씩 지원하기로 했다. 홈플러스의 납품대금 미지급으로 어려움을 겪는 협력사들이 발생할 것에 대한 사전조치로 해석된다.
우리은행은 "신속한 심사를 통해 기업당 최대 5억원의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하나은행도 "기업당 최대 5억원 이내의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하고 원금 상환 없이 최대 1년 내 기업대출 만기 연장 등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처럼 법원과 금융권 등이 적극 나서면서 홈플러스 기업회생으로 인한 미정산 사태는 티몬의 사례처럼 크게 번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당장 부도가 난 것이 아니라 홈플러스가 지난 4일 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거래계좌가 막혀 대금 지급이 지연된데서 비롯됐기 때문에 연쇄적인 상황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업체들은 홈플러스의 자금 집행 계획이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판단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홈플러스 납품업체는 1800곳, 임차인은 7000곳에 이르는 상황이라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할 수 있을지 의심된다는 것이다.
당초 회생신청을 한 이유도 최근 유통업계간 경쟁 심화와 이커머스의 발달로 고객들을 뺏기면서 지난 2022년 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3년 연속 1000억~20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 11월말 총 차입금은 5조4620억원, 부채비율은 1408%에 달할 정도로 경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국내 대형마트 2위인 홈플러스의 회생신청은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겨줬을 뿐만 아니라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경영능력에도 흠집을 냈다. 외부자금을 차입해 기업을 인수한 뒤 알짜자산을 매각하고 껍데기를 다시 매각하는 방식으로 이득을 취하는 사모펀드의 행태도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을 신청한 상황에서도 다른 기업에 매각하기 위한 협상을 물밑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빈축을 사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