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후판 최대 38% 반덤핑 관세...국내 철강업계 '숨통'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2-21 12:36:03
  • -
  • +
  • 인쇄
▲현대제철 후판 생산 모습(사진=현대제철)

국내 수입되는 중국산 후판에 대해 덤핑 방지를 위해 최대 38%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저가의 밀어내기식 중국산 철강이 국내에 대량 유입돼 시장을 교란시키는 행위를 막아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는 지난 20일 제457차 회의에서 중국산 '탄소강 및 그밖의 합금강 열연강판 후판제품'에 대해 넉달간의 예비조사를 실시한 결과, 덤핑으로 국내 산업이 피해를 입었다고 추정할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예비 판정을 내렸다.

무역위는 앞으로 진행된 본조사 기간에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잠정 덩핑 방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건의하기로 했다. 기업별 예비 덤핑률은 바오스틸 27.91%, 장쑤샤강 29.62%, 샹탄스틸·사이노 인터내셔널·샤먼 ITG 38.02%, 기타 공급자 31.69%다.

우리나라의 덤핑 방지 관세 부과 체계는 산업부 무역위원회가 조사를 거쳐 건의하고, 기획재정부가 이를 집행하는 체계로 되어있다. 덤핑 방지 관세는 외국 기업이 자국 판매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해당하는 덤핑으로 상품을 수출했을 때, 해당 수출품에 추가 관세 격인 반덤핑 관세를 부과해 국내 산업을 보호하는 조치다.

중국산 후판에 대한 덤핑 조사는 지난해 7월 현대제철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무역위원회에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무역위 관계자는 "넉달간의 예비조사에서 중국산 후판의 덤핑 사실이 발견됐다"면서 "덤핑 수입으로 국내 산업이 피해를 봤다는 충분한 근거가 있어 이같이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후판은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으로 선박이나 교량 등 건설 자재의 기초 소재로 쓰인다. 주로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같은 국내 주요 철강사가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수년전부터 자국에서 물량을 소화시키지 못한 중국산 철강들이 대량 국내로 유입돼 시장가격을 교란시켜왔다. 중국산 후판 가격은 국산에 비해 30~40%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의 수입통계에서도 이같은 사실이 잘 나타난다. 중국산 후판 수입량은 2022년 81만3000톤에서 2023년 130만9000톤으로 1년 사이에 61% 늘었고, 지난해는 138만1000톤으로 5% 더 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내에서 사용된 후판 700만톤의 16.8%가 중국산이었던 셈이다. 덤핑을 제소한 현대제철의 경우 후판 매출비중이 약 15% 정도다.

국내 철강업체들의 정부의 반덤핑 조치에 한숨 돌린 모습이다. 중국산 후판이 높은 관세로 국내 판매가가 인상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국내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산 후판 수입도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관련 소식이 전해지면서 동국제강 주가는 21일 오후 12시30분 기준 전일보다 12.34% 오른 9650원을 기록하고 있다. 현대제철도 전일보다 4.50% 오른 2만6700원에 거래되고 있고, 포스코홀딩스도 5.21%, 28만2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김진범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21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업체들을 대상으로 후판 반덤핑관세 적용시 국내 철강업계의 판매량 확대 및 판가 인상이 가능할 것"이라며 업계 전반의 점진적인 이익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산 저가 철강에 대한 제동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최근 중국산 철강 제품 3종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개시했으며 말레이시아도 지난 7일 중국에서 수입되는 아연도금 합금과 비합금 강판 수입품에 대한 관세 조사에 나섰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배출권 유상할당 20% 상향...상의 "기업 비용부담 커질 것" 우려

환경부가 2026년~2030년까지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현행 10%에서 15%로 올리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에 대해 산업계가 비용부담

한은 "극한기후가 물가상승 야기…기후대응 없으면 상승률 2배"

폭우나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고 소비자물가에 단기적인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1년 넘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기후변화

기후/환경

+

강릉에 '반가운 비'...폭우 쏟아졌지만 가뭄 해갈 역부족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단비'가 내렸다. 아직 가뭄이 해갈될 정도는 아니지만 간밤에 내린 비 덕분에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주말날씨] 전국 이틀간 '세찬 비'...강릉에도 '가뭄에 단비'

이번 주말에는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많은 비가 내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 비는 중국에서 형성된 비구름대가 우리나라로 진입하면서

"환경장관 약속 못믿어"...세종보 천막농성 철회 안한다

4대강 보 철거를 요구하며 금강 세종보에서 500일간 농성했던 환경단체들이 농성을 중단하기로 했다가 이를 철회했다.11일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직접

화석연료 기업들 내뿜는 탄소...치명적인 폭염을 낳았다

엑손모빌 등 석유 대기업들의 탄소배출량이 2000년 이후 전세계에서 발생했던 수십건의 폭염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강릉 식수원 고갈 일보직전 '비소식'...이틀간 20~60㎜ 내린다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으로 쓰이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1일 오전 8시 기준 11.8%까지 낮아진 가운데 토요일인 13일 동해안에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다.

1.5℃ 임계점 넘었나?...전세계 산호 84% 하얗게 변했다

전세계 바다의 산호초 84%가 해양폭염으로 백화 현상을 겪는 등 최근 해양생태계가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지난 2일 발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