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다양성 파괴로 매년 경제손실 25조弗..."보조금 중단해야"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12-19 14:46:56
  • -
  • +
  • 인쇄


생물다양성을 파괴하면서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이 연간 최대 25조달러(약 3경624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가 지난 17일(현지시간) 공개한 '생물다양성, 물, 식량, 건강간 상호연계에 관한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생물다양성 파괴로 해마다 10~25조달러 규모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25조달러는 전세계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 1에 달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전세계 GDP의 절반을 넘게 차지하는 50조달러(약 7경2455조원) 규모의 경제활동들이 자연에 의존하면서 이뤄지는 것들이다. 이같은 경제활동의 대부분은 단기수익만 노리고 진행되는 사업이며, 생태계에 가해지는 위험요소들이 비용으로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농업에서 과도하게 비료를 사용하면 단기적으로 수확량은 높일 수 있겠지만 비료에 의한 하천오염이 발생하는 것은 간과되고 있다. 오염된 하천은 수인성 질환까지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은 생물다양성 위기가 얼마나 복합적인 위기를 초래하는 것인지 잘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생물다양성 위기는 한가지 처방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게 IPBES의 주장이다.

이에 보고서는 생물다양성 위기를 복합위기로 인지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만 새로운 사업기회가 생겨나면서 2030년까지 3억9500만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고, 10조달러(약 1경4485조원)의 경제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역으로 생물다양성 위기에 대응을 10년 늦추게 되면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드는 비용은 2배로 늘어날 것으로 경고했다.

그럼에도 세계 각국은 여전히 생물다양성 위기를 초래하는 사업에 보조금을 쏟아붇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각국 정부가 화석연료 생산, 남획, 지속불가능한 농업 등을 장려하는 사업에 매년 1조7000억달러(약 2464조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공공보조금 외에도 매년 5조3000억달러(약 7681조원)에 달하는 민간재원이 산림벌채, 자원남용 등에 투자되고 있다.

게다가 생물다양성을 훼손하는 사업에 보조금 지급을 제한하기로 하는 국제사회의 협력도 번번이 무산되고 있다. 지난 10월 콜롬비아 칼리에서 열린 제16차 유엔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6)는 아무런 소득없이 종료됐고, 지난 11월말 부산에서 열린 국제 플라스틱 협약 마련을 위한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5)도 빈손으로 끝났다. 이달초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제16차 유엔사막화방지협약 당사국총회에서도 각국은 가뭄에 대한 법적구속력이 있는 대응에 합의하지 못했다.

보고서는 각국 정부가 투입하는 공공보조금만 조정해도 현재 당면해있는 생물다양성 위기는 상당부분 해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의 공동저자인 미국 럿거스대학교의 파멜라 맥켈위 교수는 "공공부문이 투자를 중단하면 민간투자는 이를 신호로 보고 따라한다"면서 "공공부문이 지속가능한 사업에 인센티브를 주고, 생태계 사용에 대한 제대로된 값을 지불하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제시했다.

맥켈위 교수는 이어 "정부부처나 각 기관이 서로 단절된 채 고립적으로 작업할 경우 목표간 충돌, 비효율성, 부정적 인센티브 등이 초래돼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생물다양성 위기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려면 단기적이고 포괄적이지 못한 정책보다 통합적이고 민첩한 의사결정을 위한 조직개편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친환경 교통수단이 생태계 위협”…녹색 교통수단의 역설

기후 대응을 위해 확대 중인 저탄소 교통 인프라가 오히려 생물다양성과 도시 자연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탄소배출이 줄더라도 숲

국립심포니, 폐자원으로 업사이클링..."4년간 나무 5007그루 식재 효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지난 2022년부터 폐현수막, 폐악보,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업사이클링 굿즈로 제작하면서 약 30톤의 탄소를 감축하고 278만리터

폐자원 수거하고 환경교육까지...기업들, 환경의 날 맞아 다양한 활동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기업들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다양한 활동들을 펼쳤다.4일 LG전자는 13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

[최남수의 ESG풍향계] 이재명 정부의 ESG정책 방향은?

굳이 이념적 경향성을 따지자면 ESG는 진보 이슈에 더 가깝다. 환경보호와 사람존중 등이 핵심 주제여서 그렇다. 실제로 각 정파가 ESG에 접근하는 움직

SK AX, 카테나X OSP 자격 획득...유럽 ESG 핵심 파트너 등극

SK AX(옛 SK C&C)가 4일 유럽 최대 자동차 공급망 ESG 데이터 네트워크 '카테나X(Catena-X)' 운영사인 '코피니티X(Cofinity-X)'로부터 온보딩 서비스 사업자(On-boa

현대홈쇼핑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아파트 2000곳으로 확대

현대홈쇼핑이 폐가전을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규모를 아파트 단지 총 2000곳으로 확대한다.현대홈쇼핑은 지속가능한 환

기후/환경

+

"2030년까지 기후대응기금과 기후재정 각 20조원씩 확보해야"

새 정부가 기후대응정책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가장 먼저 기후재정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기후재정포럼(2020재단·녹색전환연

지렁이도 미세플라스틱에 오염…먹이사슬 깊숙이 침투

지렁이와 달팽이의 몸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바다뿐 아니라 육상 생태계의 먹이사슬도 미세플라스틱에 이미 오염됐다는 것이 드러났다.영

작년 동남아 바다 덮친 '해양 열파'...호주 면적의 5배

지난해 동남아시아와 태평양 일대에서 발생한 해양 열파의 면적이 호주 국토의 5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5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는 2024년

"19개국 대표단과 시민 1만여명 참여"...2025 환경의 날, 제주서 마무리

2025 세계 환경의 날 공식 기념행사가 5일 제주에서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유엔환경계획(UNEP)과 환경부가 '플라스틱 오염 종식(#BeatPlasticPllution)'

'환경의 날' 맞은 환경단체들 새 정부에 '환경 정책' 이행 촉구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환경단체들이 새 정부를 향해 기후 위기 문제 해결을 위한 환경 정책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환경운동연합은 5일 오전 서울

"기후위기 시계를 멈추자" 청년단체, 새 정부 기후대응 촉구

6월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청년단체들이 국회 '기후위기 시계' 앞에서 이재명 정부와 국회의 기후 대응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기후변화청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