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이차전지로 주목받고 있는 리튬금속전지의 수명을 간단한 처리만으로 1000시간 이상 연장시키는데 성공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신소재공학부 엄광섭 교수팀은 전기화학 증착법을 통해 '나노와이어' 형태의 복합체를 음극에 형성해 고에너지 리튬금속전지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충·방전 내구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리튬금속전지는 리튬이온전지의 음극 소재를 흑연 대신 리튬 금속으로 대체한 이차전지로 기존 리튬이온전지보다 2배 이상의 에너지 밀도를 갖는다. 그러나 리튬금속전지의 충·방전 중 리튬의 수지상 결정 성장이 일어나면서 배터리가 부풀고 내부 압력이 증가하는 등 안전성 및 내구성 문제가 발생해 상용화가 어려운 상황이다. 리튬 수지상 결정이란 충·방전시 음극 표면에 형성되는 불균등한 고체 전해질 계면(SEI) 층에 의해 리튬 이온이 불균등하게 쌓이는 현상을 말한다.
이에 연구팀은 전기 화학적 반응을 이용해 8분 만에 나노와이어 구조로 이루어진 균일한 인공 SEI 층을 구현해 리튬 수지상 결정 문제를 상용화 가능한 수준에서 해결했다. 일반적으로 인공 SEI 층을 음극 표면에 붙이기 위해선 화학기상 증착법이나 플라즈마를 활용한 물리기상 증착법이 주로 사용되는데, 이 방법들은 비용이 많이 소요되고 최소 1시간에서 최대 12시간 이상의 처리 시간이 필요해 상용화할 수 없다는 한계점이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 다중 성분 SEI 층은 리튬 수지상 결정 형성을 막을 뿐만 아니라 각 성분이 상호작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면서 기존 SEI보다 2.2배 낮은 저항과 약 7배 빠른 리튬 이온의 확산 속도를 보여, 리튬금속전지의 충·방전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연구팀은 "이 기술로 리튬금속전지의 수명을 1000시간 이상 연장시켰으며, 리튬인산철(LFP) 양극 기반의 완전셀에서는 초기 140회 구동에서 용량 보유율이 기존보다 30% 향상되었다"고 설명했다.
엄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현재 리튬금속전지의 상용화를 막는 불균형한 수지상 결정 형성의 문제를 빠르고 간단하게 해결하며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며 "이 기술은 리튬금속전지뿐만 아니라 나트륨, 알루미늄, 아연 등 다양한 차세대 금속전지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연구 성과는 화학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화학 공학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지난 11월 25일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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