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C 전시현장] K-순환경제 홍보...소재 신기술도 '한자리'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11-26 18: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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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신기술, 신소재, 배출권연계 솔루션 선봬
생산량 감축해 폐기물 저감하고 시장 활성화해야
▲부산 벡스코에서 25일~29일까지 열리는 'K-플라스틱 홍보 전시회'에서 한국의 자원순환 정책을 알리는 정책 홍보관 모습 ⓒnewstree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5)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는 국내 플라스틱 순환경제 정책과 신기술을 한자리에 모아놓은 'K-플라스틱 홍보 전시회'도 열렸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한국의 미'를 콘셉트로 한 기와집 모양의 전시부스가 눈길을 끌었다. 이곳에서는 페트병, 플라스틱용기, 비닐류, 발포합성수지 등 플라스틱 폐기물 품목별 분리배출하는 방법부터 회수해 선별하는 과정이 설명돼 있었다. 우리나라가 일찍이 시작했던 분리수거 과정을 상세히 담았다.

2020년 1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투명페트병 분리배출과 음료용기를 다시 음료용기로 재활용하는 '보틀투보틀'을 실현하기 위해 환경부와 국내 식음료업계가 체결한 재생원료 사용 업무협약 등에 대한 정책소개도 돼 있었다. '보틀투보틀'의 사례로 삼양패키징의 고품질 재생원료 R-PET 칩 생산도 소개했다.

▲페트병이 삼양패키징의 광학선별기를 거치는 모습(왼쪽)과 무색, 유색, 맥주병 페트가 선별돼 재생원료로 생산된 모습 ⓒnewstree


투명페트병만 별도 수거하는 대다수의 국내 고품질 재생원료 생산업체와 달리 삼양패키징은 유색페트병과 맥주병까지 한꺼번에 수거해서 처리할 수 있다. 지난 2021년 슬로바키아 업체인 톰라(Tomra)로부터 800억원을 들여 광학 선별기를 공수한 덕에 색깔이 다른 페트 소재도 선별해낼 수 있다.

현재 연간 설비용량은 투명페트 재생원료 2만2000톤, 유색페트 재생원료 5500톤이다. 삼양패키징 윤상호 매니저는 "광학 선별기 비용회수를 하려면 10년가량이 걸려 2030년께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강력한 협약이 성안돼 정책적 뒷받침이 강화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정책 홍보관을 나서니 거대한 선박 모형이 전시부스가 나타났다. 이곳은 국내 17개 기관 및 기업의 연합체인 '포세이돈 컨소시엄' 전시관이었다. 포세이돈 컨소시엄은 선박에 해양폐기물 수거설비를 부착하고, 수거된 폐플라스틱을 선박에 부착된 태양광과 풍력 발전설비 전력을 통해 저온분해 정제유와 폐플라스틱 토목자재를 생산하는 '리블루 오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포세이돈 컨소시엄' 부스에 설치된 선박 모형(왼쪽)과 선박에서 '리블루오션' 솔루션을 통해 생산해낸 플라스틱 토목자재로 만들어진 안내데스크(오른쪽 위)와 저온분해 시설 모형(오른쪽 아래) ⓒnewstree


포세이돈 컨소시엄이 리블루 오션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중인 솔루션을 3만톤급 선박에 적용할 경우 10대만으로 전세계 해양 플라스틱 부유물 5조2500억개를 2년만에 처리할 수 있다. 다만 선박 1대 마련에 600~1000억원의 비용이 들어 현재 녹색기후기금(GCF)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이 사업은 향후 플라스틱 폐기물 저감 실적과 저온분해를 통한 정제유 생산 실적을 탄소배출권과 연계하면서 수익성이 제고될 전망이다. 포세이돈 컨소시엄에 참여중인 탄소감축 데이터솔루션 기업 데이탐의 진요한 전략기획담당은 "지난주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국가간 탄소배출권 세부 이행규칙에 합의하면서 활성화될 탄소시장과 플라스틱 저감에 대한 수요가 맞물릴 수 있도록 강력한 합의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소재에 대한 신기술도 소개됐다. 동성케미컬은 발포스티렌 재질을 식물유래 생분해성 플라스틱인 PLA 소재로 구현한 포장 솔루션 '에코비바'를 선보였다. 99% PLA 재질에 발포되기 위한 1%의 첨가제가 쓰였다. 미생물 분해기에서 6주 안에 90% 퇴비화되고, 생태독성도 없다. 탄소배출량 역시 종이 포장재의 20~30% 수준으로, 원하는 모양을 만들어내기 용이한데다 충격 완화 기능도 뛰어나다.

▲동성케미컬의 '에코비바'가 적용된 생분해성 발포스티렌 제품들 ⓒnewstree


다만 현재로서는 일반적인 유통업체보다 제품 자체의 원가가 높아 포장재 비중이 높아져도 큰 문제가 없는 제약회사, 대형 가구업체, 전자제품 포장 등에만 제한적으로 쓰이고 있다. 동성케미컬 한 관계자는 "현재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별도 수거코드가 없어 일반쓰레기와 함께 버려지고 있다"며 "강력한 협약이 성안돼 석유를 원료로 쓰는 플라스틱에서 빠르게 전환하고, 이를 대체할 화이트바이오 소재에 대한 지원정책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시회를 방문한 관람객들도 생산량을 원천적으로 줄일 수 있는 강력한 협약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치단체국제환경협의회(ICLEI)에서 이번 전시회에서 스티커 보드를 세워놓고 진행한 일일 설문조사에서 '플라스틱 오염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일까요?' 질문에 대다수의 설문 참여자들은 생산, 소비, 폐기 등 3개 선택지에서 '생산'을 선택해 플라스틱 과잉생산을 문제삼았다.

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의 한 관계자는 "한반도 해안을 따라 폐어구를 비롯한 플라스틱 폐기물이 1만7000톤 발견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관리체계가 마련되기까지 플라스틱 폐기물은 생산국과 사용국을 가리지 않고 해류를 따라 무차별적으로 환경을 파괴할 것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국제사회 생산감축에 합의하는 게 급선무"라고 밝혔다.

▲ICLEI가 스티커 보드로 진행한 설문조사(왼쪽)과 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이 해양 미세플라스틱 경각심을 제고하기 위해 생선 내부에 가득 들어차 있는 플라스틱 조각을 나타낸 조형물 ⓒnewstree


인도 환경연구기관인 과학환경센터(CSE)의 지역 고형폐기물 프로그램 매니저 모우 센굽타 다라는 "생각보다 전시를 관람하러 온 사람이 적어 중대한 이슈인 플라스틱 오염에 관한 관심이 저조한 것 같아 놀랐다"며 "인도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만큼 생산량 감축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지난주 마무리된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처럼 반쪽짜리 합의에 그칠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부산=이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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