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2년만의 영업손실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엔씨소프트가 몸집 줄이기와 글로벌 확장을 병행하면서 내년에는 유의미한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솔솔 나오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경쟁사 대비 본사 인력 비중이 높았던 엔씨가 창사 이래 최초로 멀티스튜디오 체제를 도입하며 군살빼기에 나섰다. 오는 28일 엔씨는 주주총회를 열고 분할계획서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엔씨는 지난 10월 게임 개발을 위한 독립 스튜디오 세 곳을 비상장 법인으로 신설한다고 밝혔다. 각 스튜디오는 엔씨가 보유한 게임 지적재산(IP)별로 △쓰론앤리버티(TL) △LLL △택탄(TACTAN) 전문 개발 스튜디오로 분리해 개발에만 매진할 계획이다.
김택진,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게임개발 부문의 독립은 엔씨소프트의 창의성과 진취성을 극대화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이후로도 신규 IP 개발은 독립 스튜디오 형태로 나아갈 것이며 이번 사례가 모범이 돼 새로운 개발 시스템과 문화가 건강하게 뿌리내릴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변화에 대해 증권가는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그동안 엔씨소프트의 영업실적 악화 원인은 인건비를 비롯한 높은 고정비가 꼽히던 가운데 희망퇴직을 통해 이를 슬림화하는 등 기업 생존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신작개발을 위한 체질개선도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엔씨는 내년에 대형 신작 3종을 출시하고 외부 스튜디오와의 협력을 통해 서브컬처 장르까지 공략하며 본격적인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10월 출시한 'TL 글로벌'의 성과도 기대감을 높이는데 한몫하고 있다. TL 글로벌은 한달 만에 이용자 452만명을 넘어서며 출시 직후 스팀 최고 판매와 이용자 순위 최상위권을 유지하는 등 장기 흥행의 안정적인 궤도에 안착했다. 미국, 캐나다, 유럽 지역에서는 10월 플레이스테이션 무료 플레이 게임 가운데 가장 많은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11월에 처음 진행된 글로벌 공성전을 통해 엔씨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운영 능력을 입증해내면서 해외 게임 전문 매체들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게임전문매체 'TheGamer'는 "공성전 진행중 성 안밖에 이용자가 수천명이 몰렸지만 서버 문제가 단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아 깜짝 놀랄만큼 순조롭게 진행됐다"며 "MMORPG의 가장 매력적인 콘텐츠를 아무런 문제없이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잠재력"이라고 평가했다.
엔씨의 변신을 두고 여러 증권사들은 매수 의사를 내놓으며 내년부터 유의미한 성장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메리츠증권은 "새 시장에 맞는 체질개선으로 엔씨는 내년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면서 2년전과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목표가를 높였다. 유안타증권도 "해외를 겨냥한 PC·콘솔게임인 TL의 성공은 엔씨가 그간 추진해온 전략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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