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시설투자비 56.7조원으로 늘어날 전망
고대역폭 메모리(HBM) 5세대 HBM3E 8단과 12단 제품을 모두 판매중인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사의 품질테스트 중요 단계를 완료했다고 밝혀, 시장우려와 달리 엔비디아 품질테스트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음을 드러냈다.
31일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을 통해 "3분기 HBM3E 매출 비중이 10% 초중반 수준까지 늘었고 4분기에 이 비중이 50%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전체 HBM 매출은 직전분기보다 70% 이상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부사장은 "HBM3E 8단과 12단 제품 모두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며 "주요 고객사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과제에 맞춰 HBM3E 개선 제품도 준비중"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상반기 내에 해당 제품의 양산화를 위해 고객사와 일정을 협의중이라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79조987억원에 영업이익 9조1834억원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전사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7.3% 직전 분기보다 6.7% 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매출 총이익은 30조원으로, 모바일경험(MX)의 플래그십 중심 매출 확대로 직전 분기 대비 소폭 늘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DS부문의 인센티브 충당 등 일회성 비용 영향을 받아 직전 분기 대비 1조2600억원 감소하면서 시장전망치인 10조원대를 밑돌았다.
하반기 실적 상승을 기대했던 반도체(DS 부문) 사업은 3분기 영업이익 3조8600억원을 기록하며 직전 분기보다 40% 감소했고, 시장 전망치인 5조5000억원에 크게 못 미쳐 다소 실망스러운 성적을 냈다.
앞서 지난 2023년 삼성전자 DS사업은 4분기 연속 적자를 내며 연간 영업손실 14조8700억원을 기록했다가, 올 1분기 영업이익 1조9100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어 2분기 영업이익 6조4500억원을 기록하며 300% 이상의 성장률을 보여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3분기 영업이익이 큰 폭 감소하며 다시 하락세로 들어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및 서버용 수요에 대응해 고대역폭메모리(HBM),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고부가 가치 제품 판매가 확대됐지만 전분기 대비 재고평가손환입 규모 축소와 인센티브 충당 등 일회성 비용, 달러 약세에 따른 환영향 등으로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DS 부문 3분기 매출은 29조2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8%, 전분기 대비 3% 증가했다.
시스템LSI도 SoC(System on Chip) 플래그십 제품의 신규 고객사 확보와 디스플레이구동칩(DDI) 판매량이 증가하는 등 매출 극대화 및 재고 최소화로 매출은 증가했으나 일회성 비용 증가로 실적은 하락했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 매출은 44조99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 전분기 대비 7%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3조3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6% 감소했지만, 전분기 대비 23.8% 증가하며 회복세로 들어섰다.
MX는 스마트폰, 태블릿, 웨어러블 신제품 출시로 전분기 대비 매출 및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스펙이 향상되면서 재료비가 인상됐으나 플래그십 제품 중심 판매로 매출이 확대돼 두 자릿수에 가까운 이익률을 확보했다.
네트워크는 사업자 투자가 축소되고 비수기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매출이 감소했다. 비쥬얼 디스플레이(VD)는 △Neo QLED △OLED △대형TV 등 전략 제품 판매에 주력하는 한편, 서비스 사업 매출을 확대해 전년 동기 및 전분기 대비 매출과 이익이 증가했다. 생활가전도 비스포크 AI 신제품 중심으로 프리미엄 라인 제품 판매가 확대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오디오 제품을 담당하는 하만은 매출 3조5300억원, 영업이익 36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소비자 오디오 제품 판매 확대와 원가 구조 개선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같은 실적 변동에도 시설투자를 꾸준히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시설투자는 전분기 대비 3000억원 증가한 12조4000억원으로, 사업별로는 DS 10조7000억원, 디스플레이가 1조원 수준이다. 3분기 누계로는 35조8000억원이 집행됐다.
삼성전자는 시설투자에 약 21조원을 추가로 투입해 올해 총 56조7000억원을 투자할 전망이다. 공시로 밝힌 사업별 예상 투자 금액 누계는 DS 부문 47조9000억원, 디스플레이 부문이 5조6000억원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시설투자 비용 53조1000억원보다 약 6% 증가한 셈이다.
DS의 경우 고부가가치 제품 대응을 위한 전환투자 및 연구개발(R&D), 후공정 투자에 투자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며 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디스플레이 증설 투자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기대효과에 대해 "부품 사업 중심의 기술 리더십 강화를 통한 사업 역량 제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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