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이격거리 7년째 방관"...규제완화 외면한 산업부 헌법소원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9-24 11:00:02
  • -
  • +
  • 인쇄


태양광 이격거리 규제를 7년째 방관하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를 상대로 헌법소원이 제기됐다.

24일 기후솔루션과 국민 15명은 입법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산업부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산업부는 기후위기 해결을 저해하는 태양광 이격거리 규제를 해결하지 않음으로써 헌법 제35조 제1항 '국민의 환경권 및 국가와 국민의 환경보전을 위한 노력 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헌법 제35조 제2항 환경권의 내용과 행사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을 법률에서 정하도록 하는 국가의 입법의무도 방기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태양광 이격거리는 도로, 주거지 등으로부터 태양광 발전설비를 100~1000m 반경 밖에 설치하도록 한 것으로, 주로 기초지자체에서 조례를 통해 규제하고 있다. 폐기물 처리시설이나 가축 사육시설 등과 같은 시설에도 이같은 이격거리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태양광 발전시설은 특별한 위험성이 없는데도 이격거리 규제가 적용되고 있어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더구나 이같은 이격거리 규제는 태양광 발전시설 입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대못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산업부 역시 태양광 이격거리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7년째 이를 개선하지 않고 방관하고 있다는 게 헌법소원 측의 주장이다. 산업부는 2017년 '태양광 발전시설 입지 가이드라인' 발표를 시작으로 2020년 '제5차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 및 이용·보급 계획', 2023년 '이격거리 규제 개선방안', 2024년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및 공급망 확산 전략' 등 지금까지 모두 법적구속력 없는 가이드라인만을 제시하는데 그치고 있다.

이렇다보니 전국 228개 지자체 중 서울·부산과 수도권 일대를 제외한 129개 기초지자체들은 아직까지 태양광 이격거리 규제를 하고 있다. 경상남도 진주시와 경상북도 상주시는 집·도로 사이의 태양광 이격거리를 오히려 강화시켰다.

이에 대해 기후솔루션 최재빈 정책활동가는 "태양광 발전은 주변 환경에 유해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가장 효과적인 온실가스 감축 수단임에도 과학적 근거없이 국내 태양광 시장 잠재량의 70%를 빼앗아 기후위기 대응을 제한하고 있다"며 "중앙정부는 이러한 비합리적인 규제를 방관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헌법소원심판청구의 대리인을 맡은 법무법인 정진의 송시현 변호사는 "지난 8월, 2031년 이후 국가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없는 현행법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결정하며, 국가가 기후위기에 대응하여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이행하는 것은 헌법상 국가의 의무라고 인정한 바 있다"며 "따라서 태양광 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한 입법의무는 당연히 헌법재판소에서 인정한 헌법상 국가의 의무라 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산자부, 국토부는 지자체들의 무분별한 태양광 이격거리 규제로 태양광에너지 보급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상당한 기간 동안 아무런 입법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후솔루션 재생에너지 인허가팀 조은별 팀장은 "정부가 이미 인지하고 있는 문제를 방치함으로써 기후위기 대응에 필요한 법적 조치를 하지 않고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대한 입법부작위 사례다"며 "기후위기 대처하는 데 있어 심각한 걸림돌이 되고 있는 시대착오적인 태양광 이격거리 규제를 이제는 철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백화점, 추석 선물세트 포장재 종이로 교체 'ESG 강화'

이번 추석 선물세트 시장에서 현대백화점은 과일세트 포장을 100% 종이로 전환하며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현대백화점은 기존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K-컬쳐 뿌리 '국중박' 하이브와 손잡고 글로벌로 '뮷즈' 확장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반려호랑이 '더피'의 굿즈를 판다는 소문이 나면서 전세계에서 가장 핫해진 국립중앙박물관이 방탄소년단(BTS)의 하

하나은행, 美글로벌파이낸스 선정 '2025 대한민국 최우수 수탁은행' 수상

하나은행은 미국의 글로벌 금융·경제 전문지 '글로벌파이낸스지(誌)'로부터 '2025 대한민국 최우수 수탁은행(Best Sub-Custodian Bank in Korea 2025)'으로 선

LG생활건강, 청년기후환경 프로그램 '그린밸류 유스' 활동 성료

LG생활건강이 자사의 청년기후환경활동가 육성 프로그램 '그린밸류 유스(YOUTH)'가 2025년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2일 밝혔다. LG생활건강은 지

쏟아지는 추석선물세트...플라스틱·스티로폼 포장 '여전하네'

추석을 맞아 다양한 선물세트가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대를 장식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도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포장재를 사용하고 있는 선물세트들

쿠팡 '납치광고' 반복한 파트너사 10곳 형사고소...수익금 몰수

쿠팡이 이용자 의사와 무관하게 쿠팡사이트로 이동시키는 이른바 '납치광고'를 해온 악성파트너사 10곳에 대해 형사고소를 진행한다고 1일 밝혔다.납

기후/환경

+

스위스 빙하, 2015년 이후 1000개 사라졌다...'전체의 25%'

스위스 빙하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2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 빙하연구소(GLAMOS) 연구팀은 2015년 이후 스위스 빙하가 약 25% 사라졌다

10억달러 피해 입힌 '괴물산불' 43%가 최근 10년에 발생

피해 금액이 10억달러가 넘는 대규모 산불의 약 절반이 최근 10년 사이에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2일(현지시간) 칼럼 커닝햄 호주 태즈메이니아대학 박

"고기는 일주일 한번"...'지구건강식단' 하루 사망자 4만명 줄인다

고기를 적당히 먹어도 식량 부문 탄소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하루 전세계 사망자를 최소 4만명씩 줄일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2일(현지시간) 요

유럽의 녹지, 매일 축구장 600개만큼 사라진다

유럽 대륙의 녹지가 개발로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영국과 유럽 전역의 위성 이미지를 분석한

기후대응 촉구한 교황...트럼프 겨냥한듯 "지구 외침에 귀기울여야"

교황 레오 14세가 사실상 기후회의론자들을 겨냥해 "지구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라"며 일침을 가했다.교황은 1일(현지시간) 로마 바티칸에서 열린 생태

"산불특별법, 산림 난개발 우려...대통령 거부권 행사해야"

최근 국회에서 통과된 '산불방지법'에 대해 환경단체들이 반발하면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그린피스 서울사무소, 환경운동연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