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수요 증가에 발맞춰 공급도 늘려야
RE100에 가입한 국내 기업들의 전력소비는 우리나라 전체 전력소비의 10%에 이르지만, 국내에서 생산되는 재생에너지 비중은 우리나라 전체 전력의 8.1%에 불과해 재생에너지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RE100 가입 기업들은 100%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를 사용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이에 7일 기후솔루션은 2022년 기준 국내 RE100 가입 기업들의 전력소비량이 약 60테라와트시(TWh)였으므로, 올 상반기 확정되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최소한 전체 발전량의 10%가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충당될 수 있도록 정책지원과 방향을 설정해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RE100에 동참한 국내 기업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롯데케미칼, LS일렉트릭 등 36곳에 이른다. 이 기업들이 사용하는 전력량을 다 합치면 2022년 기준 60TWh에 달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이보다 소비하는 전력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RE100에 가입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참여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필요한 전력은 2050년까지 최대 10GW에 이를 전망이다.
RE100 가입 기업들이 늘어날수록 국내 재생에너지 수요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우리나라 수출 주요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 철강은 에너지 다소비 업종이기 때문에 해당 기업들은 국내에서 재생에너지를 원활하게 공급받지 못하면 RE100에 가입할 수조차 없게 된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수출기업들이 국제적인 기후대응 흐름에 뒤쳐지지 않으려면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도 이에 발맞춰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한국에너지공단이 발표한 2022년 신·재생에너지 보급통계 확정치에 따르면 국내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9.2%에 불과했다. 연료전지, 석탄가스화복합화력발전(IGCC) 등 신에너지를 제외한 재생에너지만 놓고 보면 발전 비중은 8.1%로 더 낮았다.
RE100을 주관하는 클라이밋그룹의 올리 윌슨 총괄은 "재생에너지로 향하는 세계적인 경쟁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재생에너지는 비즈니스적으로 중요하다"고 밝혔다. 수출 위주의 국내 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저렴하고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조달하는 게 관건이라는 것이다.
이에 기후솔루션은 해상풍력 입지 규제 및 인허가 간소화하고, 태양광 이격거리 규제와 같은 정책적 장벽을 제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재생에너지 사용인증서 및 추적시스템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기업이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을 안정적으로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국가 재생에너지 목표를 상향하는 등 일관된 정책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김태한 수석연구원은 "많은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사용을 더이상 돈을 쓰는 일이 아닌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즉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한 투자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며 "이제 국내 기업 RE100 목표 달성을 위한 적극적인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기후솔루션 기업관여팀 이보라 팀장은 "국내 제조업의 산업경쟁력은 이미 글로벌한 수준인데 국내 에너지정책이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국가 경제를 위해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정책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정비하는 것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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