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업계 전반으로 티메프(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의 여파가 미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쇼핑몰 통합판매관리 플랫폼 '셀러허브'는 최근 공지를 통해 티메프를 포함한 큐텐계열 e커머스 미정산 금액에 대한 정산불가 방침을 공지했다. 티메프, 인터파크커머스 등에서 판매 대금을 받을 때까지 판매자들에게 선정산해줄 수 없다는 것이다.
셀러허브는 입점 판매자의 상품을 여러 e커머스 플랫폼에 동시에 등록해 판매 및 관리를 돕는 솔루션 업체다. 큐텐계열 플랫폼 정산 시기가 불명확하기 때문에 셀러허브 미정산 기간도 장기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생산업체나 판매자들의 피해 범위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중소 e커머스 폐업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리빙상품 전문 오픈마켓 '알렛츠'는 중간 정산일이었던 지난 16일 긴급 공지를 통해 오는 31일 자로 사업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알렛츠는 직원 45명을 전원 퇴사시키고 셀러들에게는 MD들이 직접 연락을 취해 판매중단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렛츠 운영사 인터스텔라는 내부 공지를 통해 "지난 15일 마지막 논의되던 투자 유치가 최종 불발되면서 더이상 회사를 운영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알렛츠 주요 판매자인 전자 제품 판매자들이 티메프 사태로 인해 경영난을 겪으면서 유동성 위기를 촉발한 것으로 분석했다. 주요 판매자의 영업력이 나빠지면서 판매 대금이 돌지 않아 현금 상황이 나빠졌다는 뜻이다. 이에 더해 e커머스업계의 전반적인 신뢰도 하락의 영향까지 더해져 투자유치에 실패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알렛츠도 지난 7월 판매대금을 정산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렛츠 정산주기가 최장 60일이고 월거래액이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점으로 미뤄봤을 때 제2의 티메프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NHN위투가 운영하는 국내 최초의 디자인상품 전문 쇼핑몰인 '1300k'와 버즈니가 운영하는 공동구매 플랫폼 '사자마켓'도 서비스 종료를 공지했다. 두 플랫폼 모두 이달 중 판매·배송을 종료하고 내달 30일 부로 완전히 문을 닫는다. 다만 두 플랫폼은 티메프 사태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NHN위투는 "최근 e커머스 사업 환경 등 다양한 요건을 고려해 서비스 종료를 결정한 것"이라며 "판매자들이 대형 플랫폼 입점을 선호하고 몰리는 현상이 가속화되며 라이프스타일 및 감성문구라는 특화 상품을 다루는 1300k의 경쟁력이 약화됐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금 정산 등은 정해진 일정에 맞춰 문제없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티메프에 이어 실제로 폐업하는 e커머스가 잇따라 나오자 부실 e커머스의 여파가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면서 업계는 지난해 기준 재정 상황이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에이블리', '정육각', '발란' 등 주요 e커머스들을 주시하고 있다. 완전자본잠식 상태란 가진 자산을 모두 팔아도 빚을 갚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한편 티메프 사태 후 각자 노선을 강조했던 인터파크커머스까지 지난 16일 서울회생법원에 자율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ARS) 형태의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사실상 큐텐 계열 e커머스 전체가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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