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의 홍보영상이 남성혐오 논란에 휩싸이면서 4년만에 출시한 신차의 사전예약이 줄줄이 취소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1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르노코리아가 공식채널에 올린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SUV) 신차 '뉴르노 그랑 콜레오스' 홍보영상에서 르노코리아 홍보담당 직원이 남성혐오를 뜻하는 '집게 손' 제스처를 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영상 속 직원은 신차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모아 집게 손 모양의 제스처를 취했다. 이를 두고 일부 누리꾼들이 '남성 신체 부위를 조롱할 때 쓰는 동작'이라며 해당 장면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집게 손은 여성 누리꾼 중심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남성의 성기 크기에 대한 조롱'이라는 의미로 사용된다고 전해지면서 대표적인 남성혐오 제스처로 알려졌다. 다만 기존에도 '조금', '약간'이라는 의미로 쓰였던 만큼 일부 누리꾼들은 과도한 해석이라고 반박하기도 한다.
해석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이 제스처를 기업 홍보물에 교묘하게 섞어 소비자들로부터 뭇매를 맞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1년 GS25 편의점은 홍보용 포스터에 해당 손동작을 넣었다가 불매운동에 직면한 적이 있고, 2023년 넥슨 게임 애니메이션 외주제작사인 '뿌리'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영상에서도 집게 손이 포착돼 게임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이 때문에 홍보나 디자인업계에서 '집게 손' 동작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처럼 돼 있다. 그런데 르노자동차가 신차 홍보영상에서 이 동작을 사용하면서 스스로 논란을 자초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단지 논란에서 그치지 않고 신차 '뉴르노 그랑 콜레오스' 사전구매 취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본인을 르노코리아 영업사원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15분 뒤에 약속된 예약문의가 취소됐다"며 "오늘만 3건이나 예약취소 문의가 들어왔다"고 하소연했다.
르노코리아는 논란이 일자 즉각 관련 영상을 삭제하고 조사에 착수하는 한편 해당 직원을 직무정지시켰다. 또 공식 홈페이지와 공식 유튜브 채널에 "최근 발생한 당사의 사내 홍보용 콘텐츠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셨을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관련 논란에 깊은 우려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안 당사자에 대한 조사위원회는 인사, 법무 등 내부 구성원은 물론 필요시 외부 전문가도 포함해 명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할 예정이며 결과 도출전까지 당사자의 직무수행 금지 조치를 단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르노코리아의 대처에도 누리꾼들 대다수는 충분하지 않다는 반응들이다. 해당 직원이 앞서 등장했던 다른 콘텐츠에서도 집게 손동작이 다수 발견돼 해당 직원뿐만 아니라 홍보담당 부서 전체를 조사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누리꾼들은 직무수행 금지가 아니라 즉시 해고하고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4년간 1조5000억원 투자한 프로젝트를 1명이 말아먹게 생겼다", "차는 보통 남성 구매자가 많은데 주요 소비층을 혐오하는 홍보는 무슨 생각으로 하는 거냐", "직접 봤을 때 예뻐서 고민했는데, 고민이 말끔히 사라졌다", "잘가라 르노" 등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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