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계획 5906곳...입증지표 공개 140곳
'1.5℃ 목표'에 부응하겠다고 선언하는 기업들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이를 입증할만한 정보를 공개하는 기업은 1%도 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현지시간)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가 전세계 2만3200개 기업들의 2023년 기후공시 자료를 조사한 결과, 국제사회의 '1.5℃ 목표'에 맞게 사업을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기업은 전체의 4분의 1가량인 5906곳이었다. 이는 전년대비 44% 늘어난 수치로,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목표를 선언한 기업들이 이를 실제로 달성해낼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CDP는 공급망 배출량, 이사회의 관리감독 권한 등 각 기업들이 제출한 계획의 신뢰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21개 핵심지표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 지표를 전부 공개한 기업은 140곳으로 전체의 0.6%에 불과하다. 21개 지표 가운데 14~20개를 공개한 기업은 2189곳, 공개한 지표가 14개 미만인 기업은 3717곳이다.
CDP는 기후대응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된 만큼 신뢰할 수 있는 기후공시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12월 유엔은 현행 추세로 가면 전세계 평균기온 상승폭은 2.9℃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기후공시 의무화가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결국 신뢰할 수 있는 전환계획과 계획의 이행수준은 기업의 성공을 판가름하는 기준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다만 CDP는 21개 지표를 모두 공개한 기업들도 81곳에서 140곳으로 늘어나 전년대비 42% 증가했기 때문에 이 역시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 또 21개 지표를 모두 공개한 기업들 가운데 25개 기업은 2년 이내에 계획을 빠르게 완성할 수 있었다는 점을 들어 전반적인 추세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CDP 셰리 마데라 CEO는 "지난 2023년 CDP에 전환계획을 보고한 기업들의 증가폭이 50% 가까이 늘어나면서 기후대응에 확고하게 전념하는 모습에 대한 데이터가 기업이 시장 이해관계자들과 신뢰를 쌓고 유지하는 데 중요한 도구가 되고 있음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의 FTS유로퍼스트 300과 한국의 KOSPI 200 기업들은 CDP 핵심지표를 14개 이상 공개한 기업이 각각 77%, 75%로 주요 20개국(G20) 성적을 상회한 반면, 캐나다의 S&P/TSX 60, CSI 300은 각각 28%, 29% 수준으로 G20 가운데 성적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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