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매스, 재생에너지에서 제외시켜야...韓 과도한 보조금 문제"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6-10 11:28:04
  • -
  • +
  • 인쇄
COP28 부속기구회의 참석자들 '한목소리'
목재펠릿 수요 증가로 개도국 산림 황폐화
▲8일(현지시간) 독일 본에서 열린 '세계 재생에너지 목표 내 대형 바이오매스 제한' 주제의 유엔기후변화협약 제60차 부속기구회의(SB60)의 공식 부대행사에서 참석자들이 발표하는 모습 (사진=기후솔루션)


탄소감축 부담은 개발도상국이 지고, 재생에너지 실적은 선진국이 가로채는 '바이오매스 발전'을 재생에너지로 인정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8일(현지시간) 독일 본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결정된 사항의 이행을 돕는 부속기구회의에서 참석자들은 COP28에서 결정된 '재생에너지 3배 확대 서약'에서 바이오매스 발전을 제외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바이오매스 발전이 늘고 있는데 이 때문에 개도국의 산림이 황폐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말에 열린 COP28에서 참가국들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2022년 대비 3배 늘리는 '재생에너지 3배 확대 서약'에 합의했다. 이 서약의 이행방안 중 하나인 '바이오매스 발전'은 화력발전소에 나무를 넣고 태워 전기를 만드는 방식이다. 원목으로 사용하기 부적합한 벌채 부산물을 분쇄해 일정한 크기로 만든 '목재펠릿'을 연료로 태우는 것이다. 벌채 부산물을 치우고 난 자리에 나무를 다시 심으면 탄소를 회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목재펠릿'은 대부분 선진국이 개도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멀쩡한 원목이 펠릿으로 둔갑되기도 한다. 일례로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목재펠릿 가운데 83%(370만톤)는 수입되는 것으로, 이 가운데 △베트남에서 허위신고로 국제산림관리협의회(FSC) 인증을 박탈당한 펠릿 △세계 3대 열대림인 인도네시아 산림을 벌채한 펠릿 △캐나다에서 모두베기로 벌목한 원목을 부산물로 속인 펠릿 △'분쟁목재'로 국제적인 제재를 받는 러시아산 펠릿 등도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런 목재를 태워 2022년에만 바이오매스 발전으로 온실가스 580만톤을 감축했다. 특히 우리 정부는 지난 12년간 바이오매스 발전사업자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4조원 이상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발급해왔다. 목재 소비국이 정부 보조금으로 바이오매스 수요를 만들어내면 벌목과 펠릿 가공으로 인한 산림파괴와 환경오염은 물론, 탄소감축 부담 등이 고스란히 생산국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에 세계산림연맹(GFC)의 콰미 크폰조 아프리카담당관은 "바이오매스를 친환경으로 여기는 지금의 기후변화 협상은 바이오매스 산업을 아프리카로 확장시키고 있다"며 "바이오매스용 목재 생산을 위한 단일수종 플랜테이션 조성은 기존의 자연림과 생물다양성을 파괴하는 동시에, 토착민의 토지를 빼앗고, 대기오염, 수질오염 등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바이오매스 발전에 과도한 보조금을 투입하는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를 콕집어 비판했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는 바이오매스에 태양광 발전(최고 1.6)과 육상 풍력발전(1.2)보다 높은 2.0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부여하고 있다. REC는 재생에너지 전력 생산 보조금으로 더 높은 가중치의 REC를 많이 발급받을수록 같은 전력을 생산하더라도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다.

기후솔루션 조지아 맥도넬 외교담당관은 "한국은 발전원가가 높다는 이유로 바이오매스에 태양광, 풍력보다 더 높은 수준의 지원을 하는 아이러니한 재생에너지 정책을 펴왔다"며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바이오에너지의 단계적 축소방안을 담고, 향후 정부 주도 재생에너지 입찰 시장으로의 전환은 신규 바이오매스 용량을 제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바이오매스 지원은 최근 기후위기와 더불어 화두로 떠오르는 생물다양성 위기 대응 차원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했다. 바이오매스 발전 보조금은 생물다양성협약(CBD)에 따른 대표적인 '위해보조금'으로, 해당 재원은 산림보전과 '진짜 재생에너지'에 사용돼야 하며, 각국은 바이오매스에 의존하지 않고 '재생에너지 3배 확대'를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오매스행동네트워크(BAN)의 페그 퍼트 정책캠페인담당관은 "각국은 기후, 산림, 지역사회를 훼손하는 대규모 바이오매스 확대 정책을 펴왔다"며 "세계 재생에너지 3배 확충 서약에 바이오매스 에너지를 포함해선 안되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산림과 토지에 관한 탄소 회계 규칙을 개정하고, 기후변화협약 당사국도 이런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동원산업, 동원F&B 100% 자회사로 편입 완료

동원그룹의 지주사 동원산업이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한 동원F&B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절차를 완료했다고 4일 밝혔다. 동원그룹은 지난 4월 동원

HLB생명과학-HLB 합병 철회…주식매수청구권 400억 초과

HLB생명과학이 HLB와 추진해오던 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리보세라닙 권리 통합과 경영 효율성 강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해왔지만, 주식매

KCC, 울산 복지시설 새단장...고품질 페인트로 생활환경 개선

KCC가 울산 지역 복지시설 새단장에 힘을 보태며 사회공헌을 지속하고 있다.KCC가 지난 29일 울산해바라기센터 보수 도장을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추

SK AX, EU 에코디자인 규제 대비 '탄소데이터 통합지원 서비스' 제공

SK AX(옛 SK C&C)가 유럽연합(EU)의 공급망 규제 본격화에 대비해 국내 기업들이 민감 데이터를 지키고 규제도 대비할 수 있도록 '탄소데이터 대응 통합

안전사고 나면 감점...ESG평가 '산업재해' 비중 커지나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산업재해가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다.31일 ESG 평가기관에 따르면 기업의 ESG 평가에서 감점 사례

SK온-SK엔무브 합병결의..."8조 자본확충해 사업·재무 리밸런싱"

SK온과 SK엔무브가 11월 1일자로 합병한다. 지난 2월 SK온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 합병한지 6개월만에 또다시 덩치를 키운다.SK이노베이션과 SK

기후/환경

+

600년간 조용하던 러 캄차카 화산 분화…7.0 강진의 영향?

러시아 극동 캄차카반도에서 규모 7.0 강진이 발생한 직후 600년동안 잠들어 있던 화산이 분화했다. 4일(현지시간) 새벽, 캄차카 크라셰닌니코프화산에

英 바클레이스도 '넷제로 연합' 탈퇴…글로벌 은행연합 '와해 가속'

영국계 대형은행 바클레이스가 1일(현지시간) '넷제로은행연합(Net-Zero Banking Alliance, NZBA)'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달 HSBC에 이어 영국 은행 중 두 번

따뜻해진 바닷물...해수욕장마다 독성 해파리 '득실득실'

지구온난화로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면서 연안 바다마다 해파리가 득실거리고 있다. 이 때문에 휴가철을 맞아 해수욕장을 찾은 사람들의 피해가 끊이

美 캘리포니아 또 산불…나흘새 5000만평 '잿더미'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 로스파드레스국유림에서 발생한 대형 '기퍼드' 산불이 나흘 사이에 약 160km2를 잿더미로 만들도 계속 확산되고 있다. 주변 지역

폭염으로 쌓인 수증기...무안 1시간 141㎜ '괴물폭우' 낳았다

남부지방에 폭우 피해가 발생한지 보름만에 또다시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다. 이번에는 무안지역에 집중적으로 폭우가 쏟아졌다. 전라남도

[날씨] 경상권에 '강한 비'...습기 높아 35℃ 후텁지근

월요일인 4일은 서울과 수도권은 비가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더위가 한풀 꺾인 모습이지만 남쪽지역은 여전히 흐리고 비가 내리겠다.특히 4일은 경상권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