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사 생성형 인공지능(AI) '코파일럿'을 탑재한 새로운 PC '코파일럿+PC'를 공개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레드몬드캠퍼스에서 열린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코파일럿+PC'를 소개하며 "지금까지 만들어진 것 중 가장 빠르고 AI에 최적화된 윈도PC"라고 강조했다. '코파일럿'은 MS의 '생성형 AI' 브랜드다.
MS는 코파일럿+PC가 초당 40조회의 연산이 가능하며, 애플의 노트북 라인업인 맥북에어보다 AI 작업 처리 속도가 58%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또 오픈AI가 지난 13일 공개했던 최신 생성형AI 모델 'GPT-4o'의 음성대화 기술도 탑재돼 있다. MS는 이 기술을 이용해 '마인크래프트'를 AI와 같이 즐기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선 사용자가 게임을 즐기는 동안 AI가 실시간 조언해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MS에 따르면 코파일럿+PC는 오디오 번역과 수신 메시지에 대한 응답 추천, 설정 앱에서 변경사항 제안 등의 기능이 있으며, 화면에 표시되는 내용에 대해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고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아 클라우드 기능을 사용할 수 없어도, 온디바이스로 일부 AI 작업을 실행할 수 있다.
MS는 이날 웹 브라우저 탭을 포함해 이용자가 과거의 특정시점에 어떤 작업을 했는지 자연어로 쉽게 검색할 수 있는 '리콜'이라는 기능을 선보였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최근 작성한 문서나 이메일은 물론, 과거에 시청했던 영상 콘텐츠도 문자나 음성으로 손쉽게 검색할 수 있다. MS는 AI가 이렇게 기억한 정보는 사용자 PC에서만 사용되고, 클라우드로 넘어가거나 AI 학습에 활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코파일럿+PC의 첫 모델로 MS의 기기 브랜드 '서피스' 랩톱과 프로 태블릿이 공개됐다. 이들 모델에는 윈도 운영체제에 AI 기능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암(Arm)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퀄컴의 새로운 스냅드래곤 X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코파일럿+PC는 999달러부터 시작하며 이날부터 사전예약을 받는다. 제품은 6월 18일부터 출시된다.
나델라 CEO는 이날 행사에서 "우리는 인공지능이 우리를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의 의도를 알고 예측하는 시대로 가고 있다"면서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은 우리의 일상생활 비서로 모든 기기와 모든 산업에서 작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MS가 코파일럿+PC라는 새로운 개념을 내놓은 건 애플의 맥북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최근 애플이 아이폰을 기반으로 폐쇄적인 생태계를 구축하면서 PC 시장을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체 PC 반도체 'M'시리즈를 내놓으면서 윈도 대비 우수한 성능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외신에 따르면 애플이 iOS 18에서 챗GPT 기능을 사용하는 조건을 놓고 오픈AI와 협업 계약을 마무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MS는 AI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시장을 선점하려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실제로 MS는 개방적인 윈도우 생태계를 강조하면서 반(反)애플 연합을 강조했다. 애플이 맥북을 만들면서 반도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모두 자체적으로 만드는 폐쇄적인 모습과 달리 윈도우는 다양한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에는 인텔, AMD, 퀄컴이, PC제조에서는 에이서, 에이서스, 델, HP, 레노버, 삼성 등이 참여했다.
아직 애플이 맥 시리즈가 가진 AI 측면에서의 강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MS가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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