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복용 영향 지켜봐야" 비판도
덴마크가 메탄 저감효과가 있는 축산사료 첨가제를 마련하기 위해 우리 돈으로 1000억원 규모 보조금을 책정했다.
15일(현지시간) 덴마크 정부는 자국 축산농가에 가축의 장내발효를 억제해 메탄발생량을 줄이는 축산사료 첨가제를 지원하기 위해 5억1800만크로네(약 1027억원)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유럽연합(EU) 농업분야 기후정책에 성난 농민들이 '트랙터 시위' 등으로 격렬하게 저항하자, 덴마크 정부는 규제 대신 지원으로 농업부문 온실가스 감축정책 기조를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덴마크는 2030년까지 1990년대 대비 온실가스를 70% 저감한다는 목표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농업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이 필수적이다. 덴마크 국토의 절반 이상이 경작지이고, 농업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이 국가 총 배출량의 3분의 1 수준이기 때문이다.
농업부문 중에서도 특히 축산분야에서의 온실가스 저감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가축들의 방귀·트림·분뇨에서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최대 84배 강력한 메탄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낙농업 국가인 덴마크는 젖소만 55만마리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덴마크 당국은 축산사료 첨가제를 적극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EU 내에서 허가를 받은 축산사료 첨가제는 네덜란드 생명공학‧종합화학기업 DSM이 개발한 '보베어'(Bovaer)다. 반추동물의 장내에서 메탄 발생을 억제하는 유기화합물이 함유돼 있어 젖소의 경우 평균적으로 메탄 발생량의 30%를 저감할 수 있다.
사료에 보베어를 투여해도 젖소의 유량이 줄거나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고, 생산한 유제품에서 인체 유해성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보베어의 사용허가는 검증 범위를 축소한 형식적인 승인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유럽식품안전청(EFSA)에 따르면 사람이 보베어에 직접 노출돼 이를 들이마시거나 피부에 닿을 경우 자극을 유발하는데, 이에 따른 유전독성이 완벽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또 젖소가 보베어를 장기간에 걸쳐 복용했을 때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밝혀진 바가 없기 때문이다.
덴마크의 환경 싱크탱크 덴마크녹색전환(Green Transition Denmark)은 "하나의 기업에서 개발한 입증되지 않은 기술에 대규모 정부지원금을 투입하는 것은 성급해보인다"며 "인공사료 생산을 위한 대두 수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온실가스를 그대로 두고 기술적 해법에만 의존할 수는 없기 때문에 구조적인 해법도 함께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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