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를 포함한 전국 병원들이 간호사 등 일반직 전체 직원 대상으로 무급휴가 시행에 나섰다. 전공의들이 집단이탈 여파로 진료와 수술이 축소되면서 환자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은 전공의 이탈 여파로 환자수가 급감해 전날 직원들을 대상으로 "전공의 집단휴직 기간에 무급휴가를 자율적으로 신청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무급휴가 신청대상은 간호사, 사무직, 보건직, 기술직 등 일반직 전체 직원이다. 경희의료원도 간호사 등 전체 일반직 근무자들을 대상으로 무급휴가 신청을 받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전날 병동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1주일 단위로 신청할 수 있는 '단기 무급 특별휴가 제도'를 시행한다고 공지했다. 병원측 관계자는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하며 일부 병상이 축소됐고, 이에 희망자에 한해 이같은 내용의 휴가신청을 받고 있다"며 "아직 휴가에 들어간 근무자는 없다"고 했다.
병원이 너도나도 나서서 무급휴가를 권장하는 이유는 병상 가동율이 떨어지고 수술을 못하게 되면서 수익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입원·방문 환자수도 현저히 줄어 일손이 부족하지도 않은 상황이다.
대한간호협회는 현재 무급휴가 강요로 인한 피해 신고가 들어오고 있다고 밝히면서 "휴가를 쓰지 않겠다고 하면 다른 부서 지원인력으로 보내겠다고 들은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관계자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빈 병상이 많아지면서 연차 사용을 강요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병원들의 무급휴가 시행에 대해 의료계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인한 병원 수익 악화를 의료공백에 아무런 책임이 없는 간호사나 일반 직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비판이다.
박민숙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전공의 사직 사태로 인한 환자와 수입 감소는 병원에 책임이 있으므로 무급휴가를 장려할 게 아니라,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공의 집단이탈로 인한 의료 공백 사태는 더 길어질 전망이다. 앞서 정부는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법적 조치를 예고하며 3월 3일까지 복귀할 것을 명했지만 전체 이탈 전공의 가운데 6% 정도만 복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정부도 행정처분에 나서면서 7000여명에 달하는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3개월 면허정지를 하겠다는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발송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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