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청정·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전력소비량과 석탄발전량이 청정에너지 증가폭을 웃돌아 기후목표 달성이 요원하다는 지적이다. 중국 정부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꾸준히 늘리는 한편 석탄발전도 계속 승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현지시간) 핀란드 대기오염 연구기관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중국의 총 에너지소비량은 5.7% 증가했다. 이는 2005년 이후 처음으로 에너지 수요가 국내총생산(GDP) 성장을 앞지른 것이다. 중국 GDP는 지난해 5.2% 성장했다.
중국은 지난해 엄청난 규모의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3년 중국은 2022년에 전세계가 설치한 태양광 발전시설과 맞먹는 양을 설치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면서 청정에너지 성장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경제성장률 둔화에도 불구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되레 늘어나는 상황에 직면에 한 것이다. 보고서는 "중국 GDP는 이전에 비해 매우 둔화된 모습"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이후 중국경제는 에너지 집약산업에 집중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더 늘었다"고 분석했다.
2021년~2023년 중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연평균 3.8%씩 늘었다. 이는 2016년~2020년까지 연평균 0.9% 증가한 것보다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중국은 파리기후변화협정에 따라 2025년까지 비화석 에너지원 비중을 20%로 늘리고 경제의 탄소집약도를 18%까지 낮춰야 한다. 탄소집약도는 1킬로와트시(kWh)의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몇 그램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건설과 제조부문 등 에너지 집약산업에 돈을 쏟아부으면서 전반적으로 에너지 수요가 급증했다. 이에 보고서는 "중국은 최근 경제성장 과정에서 발생한 높은 탄소집약도 때문에 파리협정에 따른 목표의 상당부분을 달성하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2025년 기후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4%에서 6%까지 줄여야 한다.
보고서 주 저자인 라우리 밀리비르타(Lauri Myllyvirta) CREA 수석분석가는 "코로나19 기간동안 중국 정부는 건설과 제조부문에 보조금을 투입하면서 경기를 부양했기 때문에 탄소집약적인 방향으로 성장패턴이 전환됐다"며 "이 시기에 많은 나라들이 가계부양책에 힘을 쏟으면서 소비재 수요가 증가했는데 이는 중국산 제품의 대량생산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2020년 이후 지금까지 탄소집약도를 5% 감축하는데 그쳤다. 이에 보고서는 "중국이 기후목표를 달성하려면 2025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절대적으로 줄여야 한다"면서 "비화석 에너지원을 통한 청정에너지 생산량을 매년 11% 이상 늘려야 한다"고 짚었다.
한편 중국 국가에너지국에 따르면, 중국의 재생에너지 설치 용량은 2023년에 14억5000만킬로와트(kW)를 돌파했다. 그러나 CREA는 "지난해 중국은 전년의 104기가와트(GW)에서 10GW 증가한 114GW의 석탄발전을 승인했다"며 "그 결과 지난해 전세계 석탄 배출량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64%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처럼 중국내 석탄발전 승인이 늘어난데는 중국 정부의 석탄규제 시점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점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2021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30년부터는 신규 석탄발전을 엄격하게 통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이 발언 직후 신규 석탄발전의 승인은 급격히 증가했다. 석탄발전은 2020년에서 2023년 사이 증가한 중국 발전량의 절반을 차지했을 정도다. 2030년 석탄규제가 시작되기전까지 석탄발전을 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긴 사업자들이 대거 몰린 것이다.
이에 밀리비르타 분석가는 "2021년 시진핑 주석이 규제공약을 발표한 이후 석탄 소비증가와 신규 석탄발전소 승인이 크게 가속화된 것은 공약과 모순되는 것"이라며 "중국은 향후 석탄발전을 줄이기를 위한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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