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동량 많은 한·미·일 녹색항로 구축해야
수출입 99.5%가 해운에 의존하는 우리나라가 임박한 선박 온실가스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물동량이 많은 한·미·일 3국간 항로부터 '녹색해운항로'로 시급하게 전환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13일 기후솔루션이 발간한 '국제해운 탄소중립을 위한 한미일 녹색해운항로 구축'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도쿄/요코하마항과 부산~LA/롱비치항 등 두 항로를 '녹색해운항로'로 전환할 경우 2022년 국내 온실가스 총배출량의 6.3%에 맞먹는 4121만톤의 탄소배출이 저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기후위기 대응차원에서 국제해운 온실가스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무역의 99.5%를 해운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무탄소 선박을 통해 항만과 항만 사이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녹색해운항로 구축이 절실해지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오는 2030년까지 해운 탄소배출량을 20~30%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미국은 1만톤 이상의 외국 선박에 탄소배출량 1톤당 150달러(약 19만9300원)를 부과하는 국제해양오염방지법을 발의했다.
이처럼 해운배출량을 제한하려는 국제사회의 흐름과 반대로, 우리나라 해운배출량은 지난 10년간 15% 증가하며 2022년 기준 전세계 8위를 기록했다. 배출량이 늘어나고 있는데 화석연료를 대체할 연료도 부족하다. 보고서는 그 이유로 "수전해 생산설비와 재생에너지 부족으로 무탄소 대체연료를 직접 생산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해당 자원과 기술이 풍부한 국가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외교적 노력이 전제돼야 녹색해운항로 유지 및 확대가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서 우선 우리나라와 수출입 비중이 두번째로 높은 미국과 세번째로 높은 일본과 3자간 항로부터 녹색해운항로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보고서는 물동량이 많고, 운항 및 정박 시간, 연료 주입 시점 등의 예측이 용이한 정기선의 항로를 중심으로 탄소배출량을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국내의 경우 부산항(국내 물동량 1위, 세계 7위), 광양항(국내 2022년 상반기 수출입 물동량 1위), 인천항(국내 물동량 2위), 일본의 경우 2022년 컨테이너 물동량이 가장 많은 항로는 도쿄항, 요코하마항, 나고야항, 미국의 경우 미국 물동량 1, 2위로 서부와 동부를 대표하고 있는 LA 롱비치항과 뉴욕 뉴저지항이다.
분석 결과, 부산~도쿄/요코하마항으로 기항하는 항로(선박 440척 기항)의 탄소배출량이 2062만톤으로 가장 많았고, 부산~LA/롱비치항 항로(선박 292척 기항)이 2060만톤으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부산~뉴욕/뉴저지 항로가 1810만톤으로 3위를 기록했다.
이밖에 부산~도쿄/요코하마항~LA/롱비치항(590만톤), 광양~도쿄/요코하마항(387만톤), 광양~LA/롱비치항(322만톤), 인천~도쿄/요코하마항(245만톤), 8위 인천~나고야항(231만톤), 도쿄/요코하마~뉴욕/뉴저지항(190만톤), 광양~뉴욕/뉴저지항(185만톤)으로 탄소배출량이 많았다.
결론적으로 국내 물동량이 가장 많은 부산항, 광양항, 인천항 모두 일본의 도쿄/요코하마항, 미국의 LA/롱비치항과 녹색해운항로를 구축할 때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부산~도쿄/요코하마 항로와 부산~LA/롱비치항 항로를 운항하는 컨테이너선들을 무탄소 연료로 전환한다면 각각 탄소배출량 2062만톤, 2059만톤을 저감해 총 4121만톤을 줄일 수 있다.
기후솔루션 염정훈 해운담당 책임은 "녹색해운항로의 목적은 단순히 온실가스배출량 감축에만 있지 않고, 여러 유관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향상시키는 데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며"세부 공급망 탈탄소 차원에서 정부, 해운사, 금융기관뿐 아니라 지역사회까지 전환의 주요 이해관계자가 되기 때문에 전환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고, 지역사회 상생까지 고려한 보다 폭넓은 주제가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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