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3사가 반납한 28㎓ 대역 주파수의 새로운 주인으로 스테이지엑스가 낙찰되면서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3파전에서 4파전으로 개편될 예정이다. 그러나 22년동안 '통신3강' 체제로 굳어있는 시장에서 스테이지엑스가 제4이동통신 사업자로 입지를 넓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31일 서울 송파구 아이티벤처타워에서 진행된 5세대 이동통신(5G)용 28㎓ 대역 주파수 할당대상법인으로 '스테이지엑스'(가칭)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8번째 시도만에 제4이동통신 사업자를 선정한 셈이다.
지난 1월 25일부터 시작된 경매에서 스테이지엑스는 경매 5일차인 1월 31일 오후 7시부터 진행된 2단계 밀봉입찰에서 최고가인 4301억원을 제시하면서 마이모바일을 제치고 5G 주파수의 주인이 됐다. 그러나 이는 최초가인 742억원보다 3559억원이 높은 금액이다. 2018년 당시 이통3사의 28㎓ 낙찰가가 2000억원대 초반이었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와 비슷한 금액에 낙찰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이보다 2배 높은 가격에 낙찰된 것이다.
이 때문에 '승자의 저주'라는 목소리가 계속 나온다. 스테이지엑스는 앞으로 3년동안 전국에 6000대가 넘는 기지국을 구축해야 하고, 새로운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야 한다. 앞으로 투입해야 할 자금이 수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시작부터 주파수를 확보하는데 2배 이상의 자금을 쏟아부은 것은 무리였다는 해석이다. 자칫 '밑빠진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스테이지엑스는 카카오에서 계열분리한 알뜰폰 회사 스테이지파이브가 주축이며, 신한투자증권이 재무적 투자자로 컨소시엄에 참여해 8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테이지엑스는 국내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 가계통신비 절감, 5G 28㎓ 기반 혁신 생태계 구축이라는 3대 목표에 따라 이번에 할당받은 28㎓ 주파수 대역을 포함한 중저가 단말의 자체 라인업 확대를 준비중이다. 이를 위해 폭스콘 내 모바일 디바이스 제조 계열사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바 있다.
주파수 할당 조건에 따라 스테이지엑스는 향후 3년간 모두 90곳의 핫스팟에 6000개 이상의 무선 기지국을 구축해 B2B(기업간 거래)와 B2C(기업-소비자간 거래) 모두를 대상으로 '리얼(Real) 5G 혁신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입장이다.
이 주파수 특성을 고려해 대학, 병원, 경기장, 공연장, 공항 등 유형별 선도 기업·단체 내 구축을 우선으로 추진하고, 충분한 실증을 마친 뒤 서비스를 확산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 ICT 연구센터와 함께 실증 과정을 진행하고, 연세의료원과 '리얼 5G 혁신 서비스' 환경을 구현하며, 주요 경기장·공연장과 협업해 K-콘텐츠에 적합한 통신 사업모델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또 국제공항 내에 5G 28㎓ 주파수 대역을 활용한 빠른 통신 서비스를 내외국인 이용자들에게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28㎓ 주파수 대역은 초고속·저지연 5G 서비스를 위해 필수적이지만, 장애물을 피해 멀리까지 도달하는 회절성이 약해 기지국을 많이 세워야 하는 단점이 있다. 이통3사도 기지국 설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해 해당 주파수를 반납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통3사마저 포기한 주파수 대역으로 사각지대없는 통신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은 쉽지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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