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4] 생활속으로 스며든 AI·로봇·모빌리티...미래가 펼쳐졌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01-10 10: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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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4' 개막에 몰린 인파 (사진=연합뉴스)

인공지능(AI)·소프트웨어(SW)·로봇 등 첨단기술 트렌드를 한자리에서 엿볼 수 있는 세계 최대 IT·가전박람회 'CES 2024'가 5일간의 일정으로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됐다. 행사장인 컨벤션센터는 이른 아침부터 취재진과 관계자들로 북적였다.

모든 기술과 산업들이 모여 인류문제를 해결하자는 의미의 'All Together, All On'을 내세운 'CES 2024'에는 전세계에서 4000여개 기업들이 부스를 마련하고 신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종식 후 첫 오프라인으로 열렸던 지난해보다 참가기업이 1000곳 더 늘었다. 전시공간도 지난해보다 10%가량 더 넓은 23만2000평방미터(㎡)가 마련됐다. 행사 주최측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올해 약 13만명이 다녀갈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도 삼성·LG·현대·SK 등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등 600여개 기업이 참가해 역대 최대규모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서울시도 CES에 합류하면서 32개 기관과 443개 기업이 참여하는 '통합한국관'이 마련됐다. 올해 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국내 기업은 전체 수상 기업 310개사 가운데 46%를 차지하면서 'IT강국 코리아'의 위상을 다시한번 각인시켰다.

1967년부터 가전박람회로 출발한 'CES'는 현지 정보기술(IT)과 모빌리티 등 첨단기술 영역까지 흡수하면서 명실공히 전세계에서 가장 큰 IT산업박람회로 자리잡았다. 올해의 키워드는 인공지능(AI)·모빌리티·헬스케어·지속가능성으로 특히 지난해 챗GPT를 시작으로 AI 기술이 크게 주목받았던만큼 올해 CES에서는 다양한 산업에 접목된 AI기술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또한 탄소배출량 감축, 에너지 저감기술에 첨단기술을 활용하는 등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기술도 대거 등장했다.


◇ AI·로봇·디스플레이···첨단기술 한자리에

▲차세대 AI로 더 똑똑해진 가전기기들을 소개하는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차세대 AI를 탑재해 더욱 똑똑해진 가전과 로봇, 디스플레이 기술을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선보이는 건습식 겸영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제트 봇 콤보'와 청소기 '비스포크 제트 AI'는 AI가 주변 환경을 감지해 최적화된 청소 성능을 보임과 동시에 전력효율을 조절해 에너지 낭비를 줄여준다. 또 AI 카메라가 설치된 '비스포크 냉장고 패밀리허브 플러스'는 냉장고 속 보관된 식재료를 파악해 목록화하고 소비기한이 임박하면 알림을 보낸다. 이번에 공개된 Neo QLED 8K TV에는 AI 시스템온칩(SoC) 기술이 집약돼 화질을 더 선명하게 만들어주면서도 불필요한 광원을 최소화해 전력 사용량을 20%가량 감축한다.

LG전자 생활가전 로봇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는 이륜형 자율주행 소형 로봇으로 집안 곳곳을 탐색하며 상황과 환경에 맞춰 가전을 제어해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막는다. 깜빡하고 조명을 켠 채 외출하면 알아서 불을 꺼주고, 외부침입, 화재 등 이상상황이 발생한다면 즉시 스마트폰으로 상황을 알려주기도 한다. 또 새롭게 공개하는 2024년형 LG OLED TV는 흐릿한 사물과 배경을 AI가 스스로 판단해 선명하게 보여주고, 소리를 입체적으로 분석해 주변과 구별지어 또렷하게 보정해준다.

재밌게도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을 선보였다. 특히 매해 전시장 입구에 화려한 올레드 어트랙터나 파노라마를 설치해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던 LG전자는 이번에 과감히 입구 조형물을 치우고 무선 투명 올레드 TV를 내세웠다. 삼성전자는 LG전자의 투명 올레드에 대항해 투명도를 높인 '마이크로 LED' 투명 디스플레이를 강조했다.

국내 중소기업들의 다양한 기술도 눈길을 끌었다. 한국 헬스케어 스타트업 텐마인즈는 AI 기술을 활용한 코골이 완화 베개 '모션필로우'를 전시했다. 모션필로우는 AI 모션 시스템이 코골이를 감지하면 베개에 내장된 에어백이 팽창하거나 수축해 이용자의 수면 자세를 바로잡아줘 코골이를 줄여준다.

이밖에도 CES 최고혁신상을 받은 로드시스템의 디지털 분산 신원 증명(DID)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모바일 여권 애플리케이션 '트립패스', 바른바이오가 개발한 미세 전기 자극 기술을 이용해 운동효율을 높이고 피로 누적은 줄여주는 레깅스 'WE-STIM', 위로보틱스의 보행보조로봇 '웜' 등이 선보였다.


◇ 이동수단 넘어선 새로운 생활공간···미래 모빌리티는?

▲기아가 선보인 차세대 PBV 콘셉트카 (사진=현대자동차·기아)

AI와 함께 미래 혁신 분야로 손꼽히는 '모빌리티'. 올해 CES에서 모빌리티는 단순 이동 및 운송 수단을 넘어 문화생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5년만에 CES에 참가한 기아는 목적 기반 모빌리티 'PBV'를 재정의해 이동수단을 넘어선 생활공간으로 제공하겠다는 포부와 함께 PBV 콘셉트카 총 5대 라인업과 로드맵을 공개했다.

기아가 공개한 PBV 라인업은 스케이트보드 기반의 PBV 전용 전기차 플랫폼 위에 고객 요구에 맞춘 모듈을 체결하는 형태로 제작하고 교체 가능한 '이지스왑' 기술이 적용됐다. 전통적인 볼트 체결 방식 대신 마그네틱과 기계적 체결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유닛을 통해 별도 차량을 새롭게 구매하지 않아도 고객이 원하는 형태에 따라 차체에 변화를 줄 수 있다.

기아는 이에 더해 AI 기술을 기반으로 운행패턴과 고장형태를 분석해 운전자게에 예측 정비 정보를 제공하고 운행경로, 일정 등을 고려해 충전 컨설팅을 해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중이다.

소니혼다 모빌리티도 지난해 CES에서 처음 공개했던 게임기같은 전기차 '아필라'를 필두로 '인간과 모빌리티 관계의 재정립'이라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번 행사에서는 실제 양산형에 가까운 아필라를 선보였으며 소니혼다 모빌리티는 에픽게임즈와 협업을 통해 몰입감과 안정성을 향상시킨 새로운 디스플레이를 장착했고 이를 통해 오션 테마, 몬스터 모드 등 게임과 유사한 기능을 탑재했다. 또 실내 센서를 통해 캡처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간 3D 디지털 환경을 구현하는 기능도 공개했다. 이를 통해 눈으로 볼 수 없는 사람, 자동차, 도로 위험 요소를 디스플레이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CES에서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의 트랜드는 생성형 AI 기반의 똑똑한 '음성비서'인 것으로 나타났다. 폭스바겐은 음성인식 기술 협력사인 세렌스와 함께 챗GPT가 적용된 지능형 음성비서 '아이다'(IDA)를 탑재한 차량을 최초로 공개했다. 운전자가 '춥다'라고 말만하면 음성비서가 즉시 '알겠습니다'라고 답변하며 좌석 히터를 틀어준다. 또 맛집을 알려달라거나 약이나 휴대전화 충전기가 필요하다고 말하면 5초 이내에 근처에 있는 여러 선택지를 제시해준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생성형 AI와 첨단 소프트웨어을 결합한 'MBUX 가상 어시스턴트'를 선보였다. MBUX는 음성지원 서비스와 고해상도 그래픽을 통해 운전자가 자연스럽게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벤츠는 이 기능에 대해 사람과 대화하는 듯한 상호작용을 제공해 탑승자의 디지털 경험을 혁신한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해당 시스템에는 탑승자의 운전 스타일과 기분에 맞춰 작동하는 기능도 탑재됐다.

도로를 벗어난 미래형 모빌리티도 빼놓을 수 없다. 현대차 그룹의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법인 슈퍼널은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UAM 기체 'e-Volt'를 공개했고 중국 에어로HT는 땅을 달리는 차량에서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플라잉카'를 선보였다.


◇ 지구열대화 대응할 '넷제로' 솔루션 공개

지난해 엘니뇨 현상과 더불어 역대급 더위와 기후재난을 겪었던 만큼 올해도 다양한 친환경 기술들이 등판했다. SK그룹은 7개 계열사가 공동으로 탄소감축으로 기후위기가 사라진 '넷제로' 세상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SK는 기후위기가 사라진 넷제로 세상에서 누릴 수 있는 행복을 관람객이 직접 체험하며 탄소 감축 여정에 동참하도록 독려했다.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플라스틱 리사이클링, UAM, 수소,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등 각 계열사가 다루는 여러 친환경 기술을 한눈에 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전시했다.

현대자동차는 차세대 청정에너지인 '수소'를 전면에 내세워 수소 생태계 구축에 관한 기술 9종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기술들은 개발 중이거나 실제 사용중인 기술들로 자원순환형 수소 생산기술, PEM 수전해기 양산화, 이동형 수소충전소 등이다. 이와 함께 수소를 주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위해 2035년까지 수소 소비량을 약 300만t까지 늘리는 등 수소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로드맵도 발표했다.

두산그룹도 '우리 지구, 우리 미래'를 주제로 탄소중립 솔루션을 선보인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탄소중립을 위한 주요 발전원으로 평가받는 소형모듈원전(SMR) 주기기 제작 역량을 소개하고, 무탄소 발전 기술로 주목받은 발전용 400메가와트(MW) 수소터빈도 전시했다. 또 폐배터리 재활용, 풍력블레이드(날개) 재활용, 바이오가스-수소 전환 등 각종 친환경 기술도 함께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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