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던 블랙록과 JP모건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화석연료 기업들의 주주총회에서 화석연료 확대계획을 적극 지지하는 '그린워싱'을 일삼았다는 지적이다.
기후금융 비정부기구 리클레임 파이낸스(Reclaim Finance)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인 30개 자산운용사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75개 화석연료 기업의 주주총회에서 화석연료 확대계획을 적극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자산운용사들은 기후행동 100+ 투자자 연합에 가입하는 등 그동안 "기후문제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혀왔던 터라, 이번 결과를 두고 '전형적인 그린워싱'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리클레임 파이낸스는 "자산운용사들은 2023년 주주총회에서 화석연료 기업들을 기후문제에 참여시키기 위해 매우 제한적인 노력을 기울였다"며 "의결권 대리행사에서도 구체적인 기후행동보다 겉으로 보이는 지표를 우선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꼬집었다.
게다가 자산운용사들은 기업들의 반기후정책에 대해 방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클레임 파이낸스는 "경영진의 일상적인 의결권 행사가 기업의 전략과 지배구조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지렛대임에도 불구하고, 화석연료 기업을 기후행동에 참여시키려는 자산운용사는 거의 없었다"고 했다.
이처럼 자산운용사들이 기후행동에 소극적으로 나서면서, 화석연료 기업들의 주주총회에서는 기후관련 안건은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2023년 화석연료 기업들의 주주총회에 제출된 기후관련 주주제안 중 9%만 승인됐으며, 장기적인 기후전략에 대한 투표를 실시한 화석연료 기업은 토탈에너지과 쉘(Shell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리클레임 파이낸스는 "아문디(Amundi), BNP파리바 자산운용(BNP Paribas Asset Management), UBS자산운용( UBS Asset Management) 등 몇몇 자산운용사는 기후관련 안건에 대한 투표에 일관성 없는 접근방식을 보이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조사대상 30개의 자산운용사 가운데 11곳은 이사를 선임할 때도 기후관련 부분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리클레임 파이낸스는 "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한 자산운용사들의 찬성비율은 78%로, 선임된 이사 가운데 반기후성향을 가진 사람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고 분석했다. 또 화석연료 기업에게 기후리스크를 재무제표에 반영할 것을 요구한 자산운용사는 단 3곳에 불과했다. 화석연료 기업들의 자산은 좌초위험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반영하는 곳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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