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공시 로드맵, 정책 일관성 흔들려...전면 재검토해야"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03-26 15:10:11
  • -
  • +
  • 인쇄
▲26일 국회에서 열린 ESG 공시 기자회견에서 염태영 국회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녹색전환연구소)

금융위원회가 공개한 ESG 공시 로드맵 초안을 놓고 국회와 기후·ESG 싱크탱크가 "글로벌 기준에 뒤처질 뿐 아니라 정부 정책과도 충돌한다"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기후행동의원모임 '비상'과 국회ESG포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녹색전환연구소, 플랜1.5,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 등은 26일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초안은 기업의 단기 부담만 고려한 설계로, 공시 시기와 대상, 방식 등 전반에서 국제 흐름에 뒤처져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금융위는 2028년부터 연결자산 3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ESG 공시를 도입하고, 이후 법정공시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기업 전체 배출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스코프3(간접배출)'는 2031년부터 의무화하는 안을 내놨다.

그러나 참여기관들은 이같은 방안이 한국 산업의 전환을 지연시키고 자본시장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ESG 공시가 늦어질수록 글로벌 투자자 자금이 공시가 투명한 국가로 이동할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한국 기업이 공급망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로드맵이 K-GX(한국형 녹색전환), 기후금융 확대, 기업 밸류업 정책 등 정부가 추진 중인 주요 정책들과도 충돌한다고 강조했다. 신뢰할 수 있는 ESG 정보가 전제돼야 정책 효과가 나타나는데, 공시 자체를 늦추는 것은 '정책 모순'이라는 주장이다.

공시 대상과 시기 확대도 핵심 쟁점이다. 현재 기준대로라면 최초 적용 기업이 약 58개에 그치는데, 이는 산업 전반의 전환을 유도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들 기관은 최소 연결자산 5조원 이상 기업부터 시작하거나, 가능하다면 2조원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스코프3 공시 유예도 도마에 올랐다. 스코프3는 전체 배출량의 75~80%를 차지하는 핵심 지표지만, 금융위는 3년 유예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참여기관들은 "EU는 유예가 없고, 주요국 대부분이 1년 이내 적용한다"며 "한국 기업도 이미 상당수 스코프3 데이터를 산정·공개하고 있는 만큼 과도한 유예는 불필요하다"고 반박했다.

먼저 거래소 공시를 거친 뒤 법정공시로 전환하는 공시 방식에 대해서도 "거래소 공시는 제재가 약해 ESG 워싱 우려가 크다"며 도입 초기부터 법정공시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SG 정보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제3자 인증 도입 일정이 빠진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주요국은 공시와 동시에 또는 1년 내 인증 의무화를 추진하는 반면, 국내 로드맵은 구체적인 계획조차 없다는 것이다.

이들 단체는 "ESG 공시는 단순한 정보 공개가 아니라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라며 "지연된 공시는 기업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시 확대, 스코프3 조기 도입, 법정공시 전환, 인증 의무화 등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로드맵을 수정해야 한다"며 "4월 확정안에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ESG공시 로드맵, 정책 일관성 흔들려...전면 재검토해야"

금융위원회가 공개한 ESG 공시 로드맵 초안을 놓고 국회와 기후·ESG 싱크탱크가 "글로벌 기준에 뒤처질 뿐 아니라 정부 정책과도 충돌한다"며 전면

[ESG;스코어] 롯데칠성·CJ제일제당 '재생용기' 적용 1·2위...꼴찌는?

중동 전쟁으로 나프타 부족 사태가 발생하면서 재생 플라스틱 전환율이 기업의 원가구조를 좌우하는 경쟁력이 되고 있다. ESG 대응차원에서 시작됐던

서울시, 1000명 넘는 행사 '폐기물 감량계획' 의무화 추진

서울시가 하루 1000명 이상 참여하는 행사에 대해 폐기물 감량계획을 의무적으로 수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서울시는 25개 자치구가 대규모 행사

'생산적 금융' 물꼬 틔우는 시중은행들…투자전략은 '각양각색'

금융당국이 올해부터 향후 5년간 총 1240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 지원계획을 제시하면서, 금융권 자금이 부동산이나 가계대출이 아닌 산업과 기업의

'카카오 AI 돛' 출범…"2030년까지 100개 AI 혁신기업 육성"

카카오그룹이 4대 과학기술원과 손잡고 지역 인공지능(AI) 인재와 혁신기업 육성 추진기구인 '카카오 AI 돛'을 설립한다. 카카오는 2030년까지 5년간 500억

포스코 '사고다발 기업' 오명 벗나...올들어 중대재해 'O건'

지난해 6명의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했던 포스코가 올해 들어 단 한 건의 산업재해도 발생하지 않으면서 그 비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포스코는 올

기후/환경

+

폭염과 폭우·가뭄이 '동시에'...2025년 한반도 이상기후 더 심해져

2025년은 산업화 이전대비 기온이 1.44℃ 상승한 역대 가장 더웠던 해 3위를 기록한만큼 우리나라도 6월부터 시작된 폭염이 10월까지 이어지는 등 역대급

'빌 게이츠·제프 베이조스' 전용기 기후피해 유발 1·2위...일론 머스크는?

전용기 이용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로 기후피해를 가장 많이 유발하는 인물은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인 것으로 드러났다.미국 스탠포

美 36년간 내뿜은 온실가스 1경5000조 피해유발...한국 기후손실액은?

1990년 이후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전세계가 약 10조달러(약 1경5000조원) 규모의 경제적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피해는 미국뿐 아니라

서부는 41℃ 폭염, 동부는 눈폭풍…美대륙 '극과 극' 이상기후

미국 서부는 기록적인 폭염을 겪고 있는데 동부는 폭우·폭설·한파가 동시에 나타나는 '극과극' 이상기후가 일어나고 있다. 서부의 이상고온

바닥 드러나는 댐과 하천들...평년 밑도는 강수에 봄 가뭄 '비상'

예년보다 비가 턱없이 적게 내리면서 봄철 가뭄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특히 도서지역과 서해안, 경남 등 지리적 특성상 외부 수자원 의존도가 높은

"EU, 탄소중립 목표 완화해야"...합의해놓고 뒷말하는 獨 장관

지난해 온실가스를 겨우 0.1% 감축한 독일이 유럽연합(EU)을 향해 탄소중립 목표를 완화해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카테리나 라이헤 독일 연방경제에너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