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펄펄 끊었던 2023년...역대급 피해낳은 '기후재난' 5대 뉴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12-29 08: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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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1.44℃ 상승...대기도, 해양도 가장 더웠다
기후재난 사망자도 1만2000명으로 역대 최다

2023년은 지구 평균기온이 역대 가장 뜨거운 한해였다. 전세계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1.44℃까지 상승해 기후임계점 '1.5℃'를 고작 0.6℃ 남겨놓은 상황이다. 올 8월 전세계 해수면 온도는 20.96℃까지 치솟았다.

올 7월부터 11월까지 5개월 연속 '역대 가장 더운 달'을 기록했다. 올여름 북반구는 말 그대로 펄펄 끓었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는 19일 내내 낮 최고기온이 43.3℃를 넘어섰고,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는 52.2℃를 찍었다. 중국 기상관측 이래 최고기록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올 6월 지구가 견딜 수 있는 기후임계치 1.5℃를 넘어선 날이 11일이었고, 7월에는 21일이었다. 겨울들어서도 스페인은 30℃, 브라질은 체감온도가 60℃까지 올라갔다.

각국의 현행 넷제로 목표대로라면 지구 기온을 1.5℃ 이내로 억제할 가능성은 14%에 불과하다. 2030년 이전에 1.5℃ 임계치를 돌파할 가능성이 50%다. 온난화와 엘니뇨까지 겹치면서 역대 가장 뜨거운 해로 기록된 2023년인만큼 지구촌 곳곳에서 폭염과 가뭄, 홍수, 산불 등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 피해도 역대급이었다. 이 가운데 뉴스트리가 '2023년 기후재난 5대 뉴스'를 추려봤다.

◇[4월 폭염]중국·인도·동남아시아 연일 40℃ '찜통'

▲쿠알라룸푸르에서 뙤악볕을 피하기 위해 얼굴에 수건을 얹은 채 물을 마시며 걸어가는 여성 (사진=연합뉴스)


중국·인도·동남아시아 등에서는 봄철인 4월부터 40℃가 넘는 폭염이 닥쳤다. 

태국 북서부 탁 지역의 한낮 최고기온은 45.4℃를 찍었고 방콕도 42℃까지 치솟았다. 방글라데시 다카는 60년만에 한낮 기온이 40.6℃까지 치솟았다. 이곳과 국경을 맞댄 인도의 서벵골주, 비하르주, 안드라 프라데시주 등도 40℃를 넘었다. 

더위는 살인적인 폭염에 가까웠다. 인도 마하라슈트라에서 땡볕 아래 수십만명이 모인 야외 행사에서 최소 13명이 열사병으로 숨졌다. 이같은 고온현상은 보통 4월말부터 5월초에 나타났는데 거의 보름가량 앞당겨져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한반도 역시 4월 때이른 더위를 겪었다. 4월 서울의 한낮 기온은 28.4℃까지 올라 역대 두번째로 뜨거운 4월을 기록했다. 대구는 29.4℃까지 치솟아, 6월 중순 날씨를 보였다.


◇[하와이 산불]지상낙원이 하루아침에 '잿더미'

▲ 불길에 휩싸인 하와이 라하이나카운티의 와이올라 교회 (사진=연합뉴스)


올 8월에는 '지상낙원'으로 불리던 하와이가 하루아침에 잿더미가 됐다. 100년만의 최악산불로 100여명이 사망하고 수백년된 유적이 훼손됐으며, 주택 2000여채가 전소됐다. 이 산불로 1인당 피해액은 4161달러(약 534만4600원)로 2023년 자연재해 가운데 가장 컸다.

하와이 산불의 원인은 기후위기로 지목됐다. 기후위기로 강수량이 줄어든 상태에서 허리케인의 강력한 바람이 불어닥치면서 불길을 더 키웠다. 올 6월 이후 하와이에는 비가 내리지 않아 심각한 가뭄 상태였다. 나무와 풀이 모두 바싹 말라있는 데다 오랫동안 물기를 머금지 못한 대지는 나무 뿌리가 있는 땅속까지 메마른 상태였다.

그러다보니 산불이 발생했을 때 풀과 나무는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기후위기로 더 강력해진 허리케인 '도라'는 불길이 순식간에 번지도록 부채질 역할을 했다. 불길은 땅속까지 파고들었다. 이 때문에 잔불이 계속 튀어오르며 진화 작업을 더디게 만들었다. 

◇[우루과이 가뭄]수도꼭지에서 소금물이 '뚝뚝'

▲우루과이 몬테비데오 공원에서 지하수 퍼내기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올 6월 우루과이는 최악가뭄이 덮쳤다. 74년만의 가뭄으로 마실 물도 부족해지자, 당국은 물부족 비상사태까지 선포했다. 저수지가 고갈되면서 담수율이 1.7%까지 떨어지자, 우루과이 정부는 강 하구의 염도 높은 물까지 끌어다 쓰는 '짠물 혼합 공급' 대책을 마련했다. 결국 우루과이 수도꼭지에서는 소금물이 뚝뚝 떨어지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식수부족 우려가 생기자 주민들이 생수 사재기를 시작했고, 이로 인해 생수 가격이 한달 사이에 무려 224% 폭등했다. 특히 병물 가격은 4.6배나 뛰었다.

우루과이 교육부는 물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식수 제한지침을 각급 학교에 내려보냈다. 점심시간에 학생들이 요청하는 경우에만 물을 주고, 미리 제공하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또 학생들이 물을 요청하는 경우에도 '어린이 1인당 물 1잔'만 주도록 했다.

◇[리비아 홍수] 1년치 비가 하루에···1만명 넘게 사망

▲대홍수로 휩쓸려나간 리비아 항구도시 데르나(사진=AP연합뉴스)


올 9월 리비아에서는 1년치 비가 15시간 사이에 퍼부으면서 도시 전체를 물바다로 만들었다. 이 홍수로 1만1300여명이 사망하는 끔찍한 참사가 벌어졌다. 지난 2022년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긴 파키스탄 홍수에 비견되고 있지만, 인명피해 규모로 보면 리비아 홍수 희생자 가 10배 더 많다.

이 홍수는 중동지역을 덮친 폭풍 '다니엘'이 원인이었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댐이 견디지 못하고 붕괴됐다. 뚝이 무너진 댐 2곳에서 쏟아져내린 흙탕물이 리비아의 항구도시 데르나를 그대로 덮쳐버린 것이다. 기후전문가들은 지중해 동부와 대서양 해수면 온도가 예년보다 2~3℃가량 높아졌고, 수온이 높을수록 더 큰 위력을 갖는 열대성 저기압에 의해 강수량이 극대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온난화로 대기중 수증기량은 10% 증가했고, 이로 인해 더욱 강력한 폭풍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이같은 대홍수는 앞으로 10년마다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세계기상특성(WWA) 연구원들은 이번 대참사가 기후위기 시대로 접어든 주요 '분기점'이라고 보고, 앞으로 기상예보를 강화하고 기후탄력적인 기반시설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한파]'북방한파'로 300시간 이상 '꽁꽁'

▲한파와 폭설로 폐쇄된 산둥성 쯔보 고속도로 톨게이트 (사진=연합뉴스)


중국 수도 베이징은 올 12월 '북방 한파'로 300시간 이상 영하의 추운 날씨를 기록했다. 역대 최장시간이다. 중국 최북단 기온이 영하 45.1℃까지 떨어지는 '북방 한파'가 남쪽으로 내려온 탓이다.

한파로 산둥성과 허난성 일부 지역은 전력공급이 중단됐고 랴오닝성과 헤이룽장성에서는 도로가 얼어붙으면서 교통사고가 잇따랐다. 베이징에서는 12월 14일 폭설 영향으로 지하철이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500여명이 넘게 다쳤다. 한파로 일선 학교에선 휴교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이같은 이상저온 현상 역시 온난화로 인한 결과다.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기온이 오르면서 시베리아 고기압의 세력이 강해져 주변 기류를 막아버리는 '블로킹' 현상이 발생한다. '블로킹'이 발생하면 북극의 한기를 막아주던 제트기류의 흐름이 느슨해져, 동아시아에 한파가 닥치게 된다.

한반도 날씨도 12월초 영상 20℃까지 올라갔다가 '북극발 한파'로 하루아침에 영하 20℃까지 떨어지는 이상현상을 겪었다. 

▲ 역대급 기후재난 덮쳤던 2023년...지구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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