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들 기후부담금 250억달러 내라"...COP28 앞두고 국제인사들 '한목소리'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11-29 13:39:42
  • -
  • +
  • 인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오는 30일(현지시간) COP28 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고든 브라운(Gordon Brown) 전 영국 총리를 비롯한 70명의 전직 정상들과 경제학자들이 "산유국들에게 250억달러(약 32조2125억원)의 기후 부담금을 부과해 이를 기후피해 자금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헬렌 클라크(Helen Clark) 전 뉴질랜드 총리 등 25명의 전직 정상을 포함한 국제인사들은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를 앞두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서한에 서명했다. 이들은 "250억달러의 부과금은 최근 몇 년동안 산유국들이 벌어들인 돈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며 "이 부과금을 통해 기후위기 영향으로 고통받는 가난한 나라들을 위한 '손실과 피해 기금'을 보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서한은 알 자베르(Al Jaber) COP28 의장과 현재 G20의장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Luiz Inácio Lula da Silva) 브라질 대통령에게 발송됐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연간 1조5000억달러였던 석유 수입이 2022년 4조달러로 급증했다. 서한에서는 이같은 내용을 언급하며 "이는 전세계 원조 예산의 20배, 모든 다자개발은행 예산을 합친 것의 30배 이상"이라며 "2009년 파리기후변화협정 지원금인 연간 1000억달러의 40배에 달하는 금액"이라고 명시했다. 그러면서 "불과 1년만에 산유국들과 기타 민간기업들은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채 2조5000억달러의 횡재를 얻었다"고 꼬집었다.

브라운 전 영국 총리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COP28이 성공하려면 기후금융이 교착 상태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파리협정 약속이 깨진 후 신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COP28 의장국인 아랍에미리트(UAE)을 포함해 산유국들이 내는 250억달러 규모의 석유 및 가스 부담금은 온실가스 배출 감소 및 기후적응을 위한 재원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그는 "그러나 기후기금 조성에 필요한 연간 1조달러를 마련하려면 모든 주요 배출국들이 보조금을 가지고 협상 테이블에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전세계 각국이 기후위기로 인한 '손실 및 피해기금'을 마련하는데 동의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자금마련 방안을 수립하지 않았다. 이번 기금에는 수천억달러가 필요한데 선진·부유국 중 먼저 선뜻 부담하겠다고 나서는 국가가 없는 탓이다. 이에 개발도상국들은 "국가 기부금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해양 운송세, 석유세 등 다양한 재원마련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서명자들은 서한을 통해 "화석연료 생산국에 대한 부담금은 석유 및 가스 수입의 약 3%에 해당하는 금액"이라며 "일부 민간 화석연료 기업은 이미 횡재세를 납부했지만 민간기업은 이는 전체 수익에 15%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금까지 가장 큰 수혜자는 전년보다 3810억달러 증가한 9730억달러의 수익을 거둔 주요 산유국들"이라며 "UAE의 경우 수입이 630억달러에서 980억달러로 증가했고 카타르는 530억달러에서 860억달러로, 쿠웨이트는 630억달러에서 880억달러로 늘었다"고 말했다. 노르웨이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수익도 각각 1740억달러와 3110억달러에 달했다.

서명자들은 "이 수익에 비하면 250억달러도 사실 수익의 1%에 불과한 것"이라며 "그러나 이 부과금으로도 우리는 기후위약 국가에 대한 투자 마중물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COP28는 오는 30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198개국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될 예정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백화점 "장난감 기부하면 H포인트 증정"

현대백화점이 오는 9월 6일 자원순환의 날을 맞아 7일까지 압구정본점 등 전국 점포에서 '플라스틱 장난감 업사이클'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4일 밝혔다.

'2025 그린에너텍' 17일 개막...환경·에너지 기술 한자리에

환경산업 전문 B2B 전시회 '2025 그린에너텍(GreenEnerTEC)'이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다.올해 4회째를 맞이하는 그린에너

"화력발전 최소발전용량이 재생에너지 가로막아"...공익감사 청구

화력발전을 과도하게 우대한다고 비판받는 최소발전용량과 관련해, 감사원에 공익감사청구가 제기됐다.기후솔루션과 당진환경운동연합은 3일 서울

가축분뇨를 농촌 에너지로 활용...기아, 홍성에 시설 지원

기아가 홍성에서도 온실가스 감축과 지역사회 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해 가축분뇨의 자원화 및 에너지화에 나선다.기아는 지난 2일 충남 홍성군청에서

삼성전자도 구글처럼 '워터 포지티브' 사업...환경부와 '신풍습지' 개선

기업이 사용하는 물보다 더 많은 물을 자연에 돌려보내는 '워터 포지티브' 사업이 국내에서 첫 착공식을 가졌다.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2일 오후

마실 물도 부족한 강릉 시민들...지자체와 기업들 생수기부 '쇄도'

4개월 넘게 비가 내리지 않고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 시민들에게 전국 각처에서 생부 기부가 끊이지 않고 있다. 강릉시는 기부받은 생수를 취약

기후/환경

+

'최악 가뭄' 강릉 저수율 12.6%...평창 도암댐 물 활용논의

강원 강릉이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연일 급수 지원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상수원은 계속해서 말라붙고 있다.강릉의 오봉저수지의 저수

2만톤 급수에도 저수율 13% 붕괴 직전...강릉시, 아파트 수돗물 잠근다

이번 주말에 서울과 수도권에는 100㎜가 넘는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지만 정작 비가 절실한 강릉은 비소식이 전혀 없어 물 부족 사태는 주말 사

서울 온실가스 70% 건물서 배출..."건축물 녹색전환 위한 제도지원 시급"

서울시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0%가 건축물에서 비롯되지만 이를 관리 지원할 제도나 지원은 전무한 실정이어서 건축물에 대한 녹색전환 제도를 마련

아프간 이틀만에 또 6.2지진...세차례 지진에 사망자 '눈덩이'

아프가니스탄에 세 차례에 걸쳐 발생한 지진으로 사상자가 3600여명이 넘어섰다.독일 지구과학연구센터(GFZ)에 따르면 아프간 동남부 지역에 4일(현지시

[주말날씨] 이틀간 '100㎜' 퍼붓는다...가뭄 겪는 강릉은?

이번 주말에도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강한 비가 쏟아진다.토요일인 6일은 늦은 새벽 수도권과 충남권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돼 오전중에 강원 내륙&middo

[윤미경칼럼] '강릉의 가뭄'...무엇이 최악사태 불렀나?

4개월 넘게 비가 내리지 않은 강릉의 상황은 참담하다. 수도계량기를 75%까지 잠그는 제한급수를 사상 처음으로 실시하고 있고, 개학한 학교에서는 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