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 누적규모 60조弗...민·관 육성협력 총력
노후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바꾸거나 인공위성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작황을 예측하는 등 산업계가 탄소중립과 미래먹거리를 한번에 노릴 수 있는 '기후테크' 산업 육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6일 대한상공회의소,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서울대학교 기후테크센터는 서울 대한상의 국제회의장에서 '2023 기후테크 포럼'을 공동 개최했다. 기후테크 관련 투자와 시장을 확대하고 산업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취지의 이날 행사에는 김상협 탄녹위 위원장,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을 비롯해 기후테크 기업인, 투자자, 정부·학계 전문가, 시민, 청년 등 다양한 주체가 참석했다.
김상협 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기후테크가 기후위기에 핵심이 되는 기술이자, 수익을 창출하는 신산업으로서 주목받고 있다"며 "시장이 급성장하는 만큼 살아있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창의적인 기술개발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힘껏 돕겠다"고 말했다.
'기후테크'는 탄소 배출을 줄여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혁신기술이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부터 기후 예측, 친환경 재활용 기술, 배양육과 조리로봇 등 푸드테크까지 그 영역이 다양하다. 미국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1억달러의 상금을 걸었던 대기중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도 기후테크의 대표적 사례다.
기후위기 대응 필요성이 점차 커지면서 관련 산업도 매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기후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는 2021년 기준 537억달러로, 2016년 66억달러에 비해 8배 가까이 늘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2050년까지 기후테크 글로벌 누적 시장규모가 45~60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오늘날 기업가치가 1조원 이상인 글로벌 기후테크 유니콘 기업도 83곳이나 된다. 아직 우리 기업은 없다.
이어지는 발표세션에서 서울대 기후테크센터 정수종 교수는 "2030 NDC 및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와 기술 확보가 필수"라며 "탄소중립 혁신 기술을 선도하는 기후테크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여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비저닝파트너스의 제현주 대표는 "글로벌 경기불안으로 투자시장이 침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후테크에 대한 세계적인 투자는 오히려 확대되는 추세"라며 "투자 확대에 힘입어 기후테크 관련 시장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만큼, 우리나라도 탄소중립기여와 新성장동력화 측면에서 기후테크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한상의의 김녹영 탄소감축인증센터장은 "앞으로 기업이 탄소감축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자발적탄소시장(VCM, 기업이나 NGO 등의 단체가 자발적인 탄소감축 사업을 하여 민간기관의 승인을 받는 감축실적(credit)을 거래하는 시장) 확대가 필수적"이라며 "대한상의는 정부, 전문가, 업계 등과 협력해 한국을 글로벌 자발적 탄소시장의 중심으로 성장시켜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포럼에서는 기업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하는 전시 부스도 설치돼 눈길을 끌었다. 내연기관 자동차 3일이면 전기차로 변신시키는 제이엠웨이브, 인공위성 빅데이터로 기후변화부터 작황예측까지 한눈에 살필 수 있는 나라스페이스, 플라즈마를 이용해 매립지 배출가스를 메탄올로 바꾸는 인투코어테크놀로지, 재생에너지 통합관제 시스템을 제공하는 식스티헤르츠, 인공지능(AI)과 증강현실(AR)로 기상정보를 시각화해 보여주는 웨더피아 등 5개의 기업이 혁신 기술을 선보였다.
한편 이번 포럼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민간 차원의 해법을 지속적으로 모색하는 논의의 장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대한상의는 서울대 기후테크센터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 기관은 포럼을 이후에도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한편, 기후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이나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발굴해 추진할 계획이다.
우태희 대한상의 부회장은 "탄소중립 일반에 대한 논의도 중요하지만 기후테크에 대한 고민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번 포럼을 통해 탄소중립 달성에 우리 기업이 앞장서고 있으며,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 기후테크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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