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개월동안 남미를 강타한 극한폭염의 주요 원인은 '기후변화'인 것으로 지목됐다. 이 지역에 지구온난화로 인한 영향이 없었을 때보다 극한폭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100배 더 크다는 것이다.
기후위기 분석·연구기관 세계기상특성(World Weather Attribution, WWA)은 파라과이와 브라질 중부, 볼리비아와 아르헨티나 등 폭염이 덮친 남미 지역을 조사한 결과 지난 2개월동안 평년보다 1.4℃~4.3℃ 상승했다는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WWA는 "이는 전적으로 인간이 지구를 가열한 결과"라며 "이전까지는 엘니뇨가 그 원인으로 점쳐졌지만 이는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문제는 지구온난화가 심해질수록 극한폭염이 더욱 빈번해진다는 것이다. WWA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이 미미했던) 과거에는 이같은 극한폭염이 발생할 확률이 극히 드물었지만 현재는 30년마다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2℃까지 상승하면 5~6년마다 비슷한 폭염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재 지표면의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약 1.2℃ 상승한 상태다.
링컨 무니즈 알베스(Lincoln Muniz Alves)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Brazil National Institute for Space Research) 연구원은 "극한 현상의 배후에는 자연적 요인이 아닌 인간적 요인이 있다는 것이 주요 메시지"라며 "엘니뇨가 발달하면 더위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겠지만 기후변화가 없었다면 이렇게 극심한 봄 더위가 올 가능성은 극히 낮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남미 지역은 40℃가 넘는 폭염으로 인해 수백만명이 피해를 입었다. 37℃를 기록한 브라질 상파울루에서는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이 4명으로 공식 집계됐지만 실제 직·간접 사망자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아르헨티나 기상청도 "수많은 피해가 있었다"며 "예상을 벗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칠레 안데스산맥은 기온이 37℃까지 치솟으면서 해발 3000m 아래의 눈이 녹아내려 지역주민들에게 피해가 미치고 있다.
한편 이번 남미 폭염을 비롯 북반구 지역의 여름 폭염, 캐나다와 하와이 화재 등 올해 발생한 기후이변의 주요 원인이 지구온난화라는 사실이 속속 밝혀짐에 따라, 기상학자들은 한 목소리로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지딘 핀토(Izidine Pinto) 네덜란드 왕립기상연구소(Royal Netherlands Meteorological Institute) 연구원은 "우리는 매년 점점 더 위험할 정도로 더운 날을 경험하고 있다"며 "온실가스 배출을 빠르게 줄이기 위한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더위는 더욱 심해져 취약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생태계를 파괴해 기후 조절이 더이상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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