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폭우 등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8월 물가가 4개월만에 최대폭으로 치솟았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2.33(2020년=100)으로 전년동월 대비 3.4% 상승해 올해 4월 3.7%를 기록한 뒤로 4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물가상승률은 전월인 7월과 비교해 무려 1.1%가량 올랐다. 이는 2000년 9월 이후 최대 상승이다.
지난 1월 전년동월비 5.2% 이래로 차차 내려가던 물가상승률은 6월 2.7%, 7월 2.3%로 2%대로 접어들면서 2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다시 3%대로 올라서게 됐다.
이처럼 물가상승률이 다시 오르게 된 원인으로 지난 7월부터 이어진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가 지목됐다. 이상기후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농산물 물가가 상승해 전체 물가상승률을 높였다는 거다. 실제로 농산물은 1년 전보다 5.4% 올라 전체 물가를 0.26%가량 끌어올렸다.
특히 과실 물가는 전년동월비 13.1%나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폭우에 약한 사과(30.5%), 복숭아(23.8%) 등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채소류는 지난해 폭염으로 인한 높은 물가 영향으로 전년동월비 1.1% 낮아졌지만 전달과 비교하면 오히려 16.5% 늘었다. 반면 국산쇠고기·수입쇠고기·달걀 등 축산물은 3~7%가량 줄었다.
석유류는 전년동월비 11% 하락했으나 전달 25.9% 하락률을 보인 것에 비해 하락폭이 대폭 줄었다. 전기·가스·수도는 21.1% 상승하며 전달과 동일한 상승 폭을 유지했다. 이에 대해 통계청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류 하락폭이 둔화한 것이 이달 물가 상승률 반등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통계심의관은 브리핑에서 "물가 상승폭이 2.3%~3.4% 정도 되는데 이 가운데 석유류가 80% 정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의 경우 3.9% 상승하면서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역시 3.3%로 비슷했다. 이는 이번 물가 상승이 변동성이 큰 석유류와 농산물 영향이 가장 컸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김 심의관은 "근원물가로 볼 수 있는 두 지수가 전달과 같은 수준이었다는 것은 8월 물가가 기조적 물질 흐름을 바꿨다기보다는 일시적 요인에 의한 변동이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물가변동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전반적인 물가 둔화 흐름은 유지되고 있으며 10월 이후에는 일시적 요인들이 완화되며 안정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물가 안정 흐름의 조속한 회복을 위해 품목별 가격·수급 동향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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