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 스키장도 사라지나?...기후변화로 '눈부족' 사태 직면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8-29 12:4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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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평균기온이 2℃ 오르면 유럽 전역 스키장의 25%가 인공제설없이 눈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8일(현지시간) 그르노블 알프스대학(Université Grenoble Alpes)와 오스트리아 요한네움 기후연구소(JOANNEUM RESEARCH) 등으로 구성된 연구진들은 유럽 28개국에 있는 2234개의 리조트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각각 2℃와 4℃로 오를 때 고도 100m 지점의 적설량을 기후데이터 모델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2℃ 올라가면 스키 리조트의 4분의 1은 인공제설없이 격년 간격으로 눈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나왔다. 또 4℃까지 올라가면 전체 눈의 절반을 인공눈으로 뒤덮는다고 해도 리조트의 거의 4분의 3은 눈부족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진들은 "우리는 1.5℃를 넘어 2℃,  2.7℃로 올라갈 때의 기후변화를 대비해야 한다"면서 "이번 연구는 이같은 대비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연구에서는 스키 관광업의 경제적 타격을 고려해 조사대상에 포함된 리조트와 스키장 정보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인공제설의 탄소배출량은 전체 배출량의 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조트와 숙박시설의 탄소배출량 대부분은 관광 항공편이 차지했다는 것이다.

인공제설로 자연설을 보충할 수 없는 지역도 있었다. 연구진은 "알프스, 북유럽 국가 및 튀르키예의 일부 리조트들은 인공제설로 부족한 눈을 보완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영국과 남유럽 리조트들은 인공제설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지역들은 기온이 너무 올라가서 인공제설로 눈을 만들 수도 없거니와, 만든다고 해도 금방 녹아버려서 녹는 양이 보충량을 따라잡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진은 "인공눈을 만들기 위해 물 수요가 증가하면 일부 리조트는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연구진은 "스키관광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교통 및 숙박시설의 탄소 발자국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럽의 스키산업 규모는 300억달러(9약 39조6540억원)로, 유럽 관광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스키 관광객은 연간 100만명에 달하기 때문에 유럽 리조트 수입의 80%는 여기서 나온다. 그런 점에서 이번 연구결과는 유럽 관광업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눈이 녹으면 스키 관광은 사실상 문을 닫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구온난화로 프랑스 샤모니와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 있는 주요 스키장들이 문을 닫았다.

프랑스 국립기상서비스 메테오 프랑스(Meteo-France)의 사무엘 모린(Samuel Morin) 박사는 "스키 관광은 기후변화의 여러 예시 중 하나지만 스키 산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큰 문제"라며 "기후변화가 어느 정도까지 스키 산업을 위협하고 있는지 대비하는 동시에 스키 산업에서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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