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북부에 이어 서부에서도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수일째 산불이 번지고 있는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주민들 약 3만5000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진 데 이어 산불 진화를 위해 군대까지 투입됐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는 지난 18일 산불이 통제 불능 상태로 내륙을 관통하면서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강한 바람과 건조한 날씨로 산불이 순식간에 확산하는 가운데 특히 피해가 큰 웨스트켈로나 인근에서는 주 전역에 걸쳐 380건 이상의 산불이 발생했다. 이번 산불로 해당 지역 수천가구가 불탔고, 전력 공급도 일부 차단됐으며 켈로나 국제공항과 인근 고속도로도 폐쇄됐다.
데이비드 이비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총리는 "우리 주 역사상 최악의 산불을 맞이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소방관과 이재민을 수용할 숙소 확보를 위해 주민들의 불필요한 여행을 금지시키기도 했다.
북극해에 인접한 북부 노스웨스트 준주에서도 236건 이상의 산불이 발생해 210만헥타르가 소실됐다. 이 지역에서 지난 50년간 발생한 산불 피해면적의 약 4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 지역은 지난 15일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대피령이 내려져 주민 95%가량인 2만명이 대피했다. AP통신은 주민들이 대피에 나서면서 사실상 유령도시가 됐다고 전했다.
캐나다산불센터(CIFFC)에 따르면 현재 캐나다 전역에서 발생한 산불은 현재까지 뉴욕주 전체 면적에 달하는 14만평방킬로미터(㎢)를 태웠다. 올들어 현재까지 불에 탄 지역을 모두 합하면 그리스 면적과 맞먹는 1370만헥타르(ha)로, 이전 기록인 1989년 730만ha의 2배에 달한다.
지난 주말동안 바람이 약해지면서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하는 데 다소 도움이 됐지만 여전히 도시 곳곳이 거대한 화마와 싸우고 있으며, 일부 소방대원들은 주민들을 구조하려다 현장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현재까지 최소 4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런 가운데 또 강풍과 건조한 날씨가 예보돼 산불 진압에 난항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캐나다 정부 관리들은 광범위한 가뭄 등으로 인해 산불 발생이 가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이번 산불이 오래 지속되는 상처를 남길 것이 분명해졌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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