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인구의 4분의 1이 거주하는 25개국이 현재 심각한 물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자원연구소(WRI)가 16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국가들은 매년 물 공급량의 80% 이상을 사용하고 있어, 만약 물 저수량이 20% 미만으로 떨어지게 되면 곧바로 식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WRI가 이번에 공개한 수자원 위험지도(Aqueduct Water Risk Atlas)에 의하면 1960년 이후 전세계 물 수요는 2배 이상 증가했고,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아프리카 지역의 물 수요가 늘었다. 보고서는 "유럽과 미국에서는 물 수요가 정체된 반면 아프리카에서는 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2050년까지 전세계 물 수요가 현재보다 20~2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물 스트레스에 직면한 25개국은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칠레, 산마리노, 벨기에, 그리스 등이다. 특히 바레인, 키프로스, 쿠웨이트, 레바논, 오만 등 5개국이 물 스테리스가 가장 심각한 나라로 꼽혔다. 물 스트레스는 연평균 가용 수자원 대비 연간 물 수요의 비중을 뜻한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물부족 문제 및 수자원 부족 위험관리에 취약하다.
WRI 분석에 따르면, 전세계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약 40억명이 1년에 최소 한달 이상 극심한 물 스트레스에 노출되고 있다. 2050년에 이르면 물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인구수는 전세계의 60%에 육박할 정도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고서는 "물 스트레스를 안고 사는 것은 사람들의 삶, 일자리, 식량 및 에너지 안보를 위태롭게 한다"며 "물은 농작물 재배와 가축 사육, 전기 생산, 인간 건강 유지, 공평한 사회 조성, 세계 기후 목표 달성의 핵심이다"고 말했다. 또 "물 관리가 개선되지 않으면 인구 증가, 경제 발전, 기후변화로 인해 물 스트레스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수자원 위험지도에 따르면 2050년까지 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국가는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1%(약 70조달러)로, 이는 2010년기준 24%(약 15조달러)보다 7%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WRI는 "특히 인도, 멕시코, 이집트, 터키 등 4개국이 해당 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WRI는 "물 스트레스 증가는 국가 경제성장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식량생산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전세계 관개농업의 60%가 극심한 물 스트레스에 직면해 있으며, 특히 사탕수수, 밀, 쌀, 옥수수가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더구나 인구가 늘어나면서 식량 수요량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 2050년 예상인구 100억명이 먹으려면 2010년보다 식량생산이 56% 늘어나야 한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물 스트레스로 인한 경제손실은 실제 관측되고 있다. 인도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화력발전소를 식힐 물이 부족해 8.2테라와트시(TWh)의 에너지 손실이 발생했는데, 이는 인도 가정 150만가구가 5년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보고서는 "물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적절한 개입으로 물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싱가포르와 라스베이거스는 물이 가장 부족한 상황에서도 번영할 수 있었는데 이는 당국의 적절한 개입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싱가포르는 담수화 및 폐수 처리 및 재사용과 같은 기술을 이용해 물을 절약했다. 보고서는 "싱가포르 사례처럼 물 효율성을 도입하고 물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정치적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보고서에서 지목된 물 스트레스가 가장 심한 25개 국가는 바레인, 키프로스, 쿠웨이트, 레바논, 오만,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이집트, 리비아, 예멘, 보츠와나, 이란, 요르단, 칠레, 산마리노, 벨기에, 그리스, 튀니지, 나미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이라크, 인도, 시리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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