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독성폐수 줄이는 플라스틱용 촉매 개발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8-14 10:09:57
  • -
  • +
  • 인쇄
염산촉매 대체할 고체산촉매 개발 성공
내부식성 설비 없이 원료 수율 10% 높아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최민기 교수(좌)와 인하대학교 화학공학과 이용진 교수 (사진=KAIST)

국내 연구팀이 플라스틱 제조시 폐수를 대거 발생시키는 염산 촉매를 대체할 친환경 고체산 촉매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화학공학과 최민기 교수연구팀과 인하대학교 화학공학과 이용진 교수연구팀은 기존 폴리우레탄용 염산 촉매보다 수율이 10% 높고, 독성 폐수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 고체산 촉매 '제올라이트'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폴리우레탄의 중요한 기초원료 메틸렌디아닐린은 염산 촉매를 활용해 여러 단계의 화학 반응을 거쳐 폴리우레탄으로 합성된다. 부식성이 강한 염산을 사용하기 때문에 고가의 내부식성 특수 반응기를 설계해야 하고, 생성물의 중화 및 분리 과정을 필수적으로 거쳐야 한다. 또 생산과정에서 많은 양의 독성 폐수가 배출된다.

이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고체산 촉매 '제올라이트'가 널리 연구돼 왔지만, 반응물과 생성물의 분자 크기가 매우 큰 탓에 낮은 확산 속도가 고질적인 문제였다.

이에 연구팀은 거대 분자의 확산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는 추가 기공인 일종의 '분자 고속도로'를 뚫어 느린 분자 확산 문제를 해결하는데 성공했다. 이렇게 개발한 제올라이트는 기존 고체산 촉매보다 8배 높은 활성을 보였고, 염산 촉매보다 10% 이상 증진된 수율을 보였다.

▲제올라이트 '분자 고속도로' 모식도 (자료=KAIST)

이밖에도 연구진은 새로 개발한 촉매가 100시간 이상 연속반응 공정에서도 안정성이 우수한 것을 확인했다. 무엇보다 큰 장점은 제올라이트 촉매를 사용한 공정에서는 중화과정이 필요없어 폐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연구를 주도한 KAIST 최민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유수의 화학기업들이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던 메틸렌디아닐린의 친환경 생산공정 개발에 돌파구를 제시한 국내 고유의 기술적 성과"라며 "앞으로 연구진은 한화솔루션과 긴밀하게 협업해 제올라이트의 상업적 생산을 위한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며, 세계 최초의 메틸렌디아닐린의 친환경 생산공정 개발을 국내 기술력으로 달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화학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6월 27일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SK AX, ASEIC과 51개국 제조업 탄소중립 전환 나서

SK AX가 'ASEIC'과 손잡고 국내외 51개국 중소·중견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공급망 탄소관리, 기후공시 등 탄소중립 전환을 돕는다. SK AX은 ASEIC(아셈중

쿠팡 '비닐봉투' 사라지나?...지퍼 달린 다회용 '배송백' 도입

쿠팡이 신선식품 다회용 배송용기인 프레시백에 이어, 일반 제품 배송에서도 다회용 '에코백'을 도입한다.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인천, 부산, 제

삼성, 수해 복구에 30억 '쾌척'…기업들 구호손길 잇달아

삼성그룹은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집중호우 피해 복구를 돕기 위해 30억원을 21일 기부했다. 기부에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

삼성전자-LG전자, 침수지역 가전제품 무상점검 서비스

삼성전자서비스와 LG전자가 집중호우 피해지역을 대상으로 침수된 가전제품 세척과 무상점검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삼성전자서비스는 지난 18일부

"ESG 정책 중 '기본법 제정'과 '공시 의무화' 가장 시급해"

ESG 정책 가운데 기본법 제정과 공시 의무화가 가장 시급하다는 것이 기업들의 목소리다.한국ESG경영개발원(KEMI)은 지난 17일 여의도 FKI타워 파인홀에서

한숨돌린 삼성전자...이재용 사법리스크 9년만에 털었다

삼성전자가 이재용 회장의 무죄가 확정되면서 2016년 국정농단 사건 이후 9년째 이어지던 '사법리스크'를 털어냈다. 그동안 1주일에 두번씩 법정에 출두

기후/환경

+

기후변화로 美 북동부 폭풍 '노이스터' 위력 17% 증가

지구온난화로 미국 북동부 지역의 폭풍 위력이 증가하고 있다.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의 기후학자 마이클 만 박사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1940년 이후 올

해변을 지켜야 vs 해변가 집을 지켜야...해수면 상승으로 '딜레마'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미국 곳곳의 해변이 조금씩 바다에 잠기고 있다. 이 과정에서 6세기 로마법에 뿌리를 둔 '공공신탁' 개념이 다시 주목

맥주병에서 검출된 미세플라스틱...플라스틱병보다 많은 이유

유리병에서 플라스틱병보다 50배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프랑스 식품환경산업안전보건청(ANSES)은 생수, 콜라, 맥주, 와인이 담긴 플라스틱병과

'동토의 북극' 옛말되나?...겨울에 물웅덩이 생기고 새싹 돋아

한겨울에 눈이 뒤덮여있어야 할 북극에서 물웅덩이가 생기고 눈이 녹은 땅위에서 새싹이 돋는 희귀한 광경이 연출되고 있다. 이에 학자들은 북극의 겨

김성환 환경장관 "도전적·합리적 탄소감축 목표 수립하겠다"

김성환 신임 환경부 장관은 '도전적이면서 합리적인'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수립하겠다고 밝혔다.김성환 장관은 22일 취임사에서 이같이 밝히며 "2035 국

'극한호우'에 농경지 2.9만㏊ 침수되고 가축 175만마리 폐사

서산과 광주, 산청 등을 물바다로 만들었던 이번 집중호우로 경작지 2만9448헥타르(㏊)가 물에 잠겼다. 이는 축구장 4만1000여개에 달하는 면적이다.농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