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아내리는 알프스 빙하...'독일의 젖줄' 라인강도 위험하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8-12 10:3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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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운물량 25% 줄어 공급망 대란 초래할 것
빙하수가 고갈 막았지만 빙하도 소실 위기
▲2022년 8월 독일 빙엔 라인강 만곡부. 폭염에 강물이 말라붙고 있다.


기후위기로 말라가는 '독일 산업의 젖줄' 라인강이 알프스 빙하의 녹은 물에 의해 간신히 수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 빙하가 녹아없어지면 수위가 낮아져 독일 경제에 경고등이 켜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독일 코블렌츠 연방수문학연구소의 요르그 벨츠 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당시 독일 라인강의 빙하수 비중이 15%에 달했다고 10일(현지시간) EU전문매체 유랙티브가 보도했다. 가뭄으로 마른 강물을 빙하수가 대체하면서 그 비중이 늘고 있는 것이다. 통상 라인강의 빙하수 비중은 1%로 유지된다.

지난 2018년 폭염과 함께 찾아온 가뭄으로 수위가 25cm까지 내려가 최저수위를 기록했다. 수상운송 업체들이 라인강을 따라 바지선을 운항할 수 있는 최저 수심 '마지노선'은 40cm로 알려져 있다. 올해는 폭우가 내리면서 수위가 정상수준을 회복했지만, 지난 2022년 8월에도 라인강 수심은 32cm까지 하락했다.

이는 기후위기로 폭염의 강도와 빈도가 늘어난 탓이라는 게 벨츠 연구원의 설명이다. 2018년 독일을 덮친 극한폭염과 같은 기상재해는 지금껏 20~60년 주기로 찾아왔지만, 금세기말에 이르면 5~15년 주기로 짧아진다는 것이다.

라인강을 타고 독일 내륙지방까지 들어오는 수운의 80%는 라인강을 통해 이뤄진다. 매년 20만척의 바지선이 라인강을 왕복하며 석탄, 철광석, 곡물, 자동차부품, 펄프 등 1억8250만여톤의 물품이 수송된다. 인근 철강·화학기업들이 공장용 냉각수로 라인강 물을 끌어다 쓰기도 한다. 이에 따라 수위가 최저치를 기록한 2018년에는 4분기 독일 경제성장률이 전기대비 0.4%포인트 줄어들기도 했다.

다만 연방수문학연구소는 당장은 피해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알프스 빙하가 녹아 흘러나온 빙하수가 가뭄으로 마른 강물을 보충하면서 2050년까지 수운량은 현재의 90%까지 유지할 정도로 강바닥이 완전히 드러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2100년에 이르면 알프스 빙하의 90%가 소실될 전망이다. 라인강의 수운물량은 25% 급감한다. 특히 수위가 가장 낮아지는 여름철에는 병목현상을 빚어 수송비가 급증하고, 공급망 대란을 초래하면서 원자재를 조달받지 못한 유럽 산업 전반이 멈춰설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게다가 적설량 감소로 햇빛반사율이 감소하면서 알프스 산맥의 기온은 전세계 평균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현재 전세계 평균기온은 산업화 대비 1.2℃가량 오른 반면 알프스 산맥의 평균 기온은 2℃가량 증가했다. 예상보다 빙하수도 빨리 말라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독일 바이에른 과학 아카데미의 빙하학자 크리스토프 마이어는 "알프스 산맥에서의 빙하 상황은 완전히 통제 불가능한 상태로 가속하고 있다"며 "금세기말 빙하가 모조리 소실된 이후에도 온난화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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