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3억9000만년동안 이어오던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이끼가 기후변화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9일(현지시간)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University of Freiburg)과 중국 북경사범대학 등 국제연구진은 "히말라야에서 발견된 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이끼가 기후변화에 살아남지 못할 수도 있다"며 "3억9000만년동안 자라온 타카키아 이끼는 지금까지 발견된 이끼 중 가장 빠르게 진화하는 종 중 하나지만 기후변화에 적응하기에는 역부족이다"고 밝혔다.
연구진들은 "온난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타카키아 이끼가 이전보다 더 높은 수준의 자외선에 노출되고 있다"며 "연구하는 기간동안 티베트의 타카키아 개체수는 매년 약 1.6%씩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 연구진들은 "21세기 말에는 타카키아가 살 수 있는 환경이 전세계적으로 1000~1500평방킬로미터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타카키아 이끼는 작고 느리게 자라는 이끼다. 미국, 일본, 티베트 외딴 지역에서 소량 발견된다. 연구진들은 "10년에 걸친 탐사연구 끝에 기후변화가 이 이끼의 종과 서식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최초로 이끼의 DNA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루오양 후 북경사범대학 생명과학연구원은 "히말라야의 높은 고도와 변덕스러운 날씨로 인해 하루 만에 사계절을 겪을 수 있는 채취과정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연구진들은 "히말라야의 극한 자연환경 때문에 타카키아는 여러 세대에 걸쳐 손상된 DNA를 고치고 자외선 손상에서 회복하는 데 능숙하게 진화했다"며 "식물이 자연에 잘 적응하는 이유는 이러한 능력이 유전됐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진화 과정을 통해 타카키아 이끼는 히말라야 산맥이 생기기 이전인 1억년 전부터 이 지역에서 지금까지 생존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인 랄프 레스키(Ralf Reski) 프라이부르크대학 생명공학 박사는 "우리는 살아있는 화석을 묘사하고 분석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각국의 식물학자들과 협력해 실험실에서 일부 표본을 증식해 티베트의 실험 현장에 이식함으로서 이 종의 생존을 보존하고 연장하기 위해 노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셀(Cell)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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