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을 줄 모르는 폭염으로 국내에서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이 벌써 23명으로 늘어났다. 이틀 사이에 8명이 더 늘었다. 이처럼 온열질환에 목숨을 잃는 사례가 잇따르자, 정부는 4년만에 폭염 위기경보 수준을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상향했다.
2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올해 폭염 대책기간인 5월 20일부터 현재까지 폭염에 의한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2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7명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10명으로 가장 많고, 충북 4명, 경남 4명, 전북 2명, 충남 2명, 울산 1명이다.
지난달 31일까지 집계된 온열질환자는 총 1191명이다. 온열질환 신고를 받고 소방청이 출동한 건수는 112건에 달했다.
현재 전라북도 새만금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청소년 축제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서만 하루 온열환자가 400여명 발생했다. 잼버리 조직위는 폭염에 대비해 이날부터 허브 클리닉의 냉방 기능을 강화하고, 셔틀버스 운행 간격도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해 30분에서 10분으로 단축했다.
행정안전부는 폭염 상황이 더 심해질 것에 대비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단계를 지난 1일 오후 6시부터 가동했다. 폭염 위기경보 수준도 4년만에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상향했다.
중대본은 관계부처와 방자치단체에 △사회 취약계층, 공사장 야외근로자, 고령 농업인 등 폭염 3대 취약분야 관리대책 △농축수산업 피해 예방대책 △도로·철도 등 기반 시설 관리대책 등 소관 분야별 폭염 대책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지자체들은 온열질환 응급 감시체계를 운영하고 취약지역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등 관리 체계 강화에 나섰다.
부산시는 장노년일자리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드론안전관리단을 활용해 논밭 및 해안가 예찰 활동을 시행했다. 드론관리단은 더위가 심한 시간대 작업자를 발견하면 작업 자제를 권장하고 해안가 산책로와 낚시터 등에서도 폭염 예방 활동을 벌인다. 해운대와 광안리 등 주요 해수욕장에는 열기를 식혀주는 '쿨링포그'(살수기)를 가동해 피서객 열질환 대책을 마련했다.
전북도는 생활지원사와 노인돌보미, 사회복지사 등 재난 도우미 5만5000여명이 취약계층의 건강 상태와 안부를 확인하고 있다. 노인시설이나 마을회관 등 무더위쉼터를 운영하고 살수차를 동원해 도로 열기를 식히기도 했다.
춘천시는 폭염특보 발령 시 시청사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를 개방하기로 했다. 현재는 본청과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보안을 위해 주말과 휴일에 출입 제한이 있지만 전국적으로 폭염이 계속되는 만큼 주말에도 폭염특보가 발령되면 본청과 읍면동 행복복지센터를 개방하기로 했다.
경기 포천시는 폭염에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을 위해 예비비를 들여 냉방비를 긴급 지원한다. 지원 대상은 경기도 냉방비 지원사업 대상자 제외 차상위 계층 750가구와 저소득 한부모 가정 150가구 등 900가구다.
이 밖에 대부분 지자체들은 무더위 쉼터 확충, 양산대여소 설치, 생수 무료보급, 도로 살수차 동원 등 폭염 대비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