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입한지 한달쯤 된 새 세탁기 유리문이 작동하지 않은 상태에서 저절로 깨지며 유리가 산산조각 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부산에 사는 A씨는 지난 19일 오전 방에서 쉬던 중 '펑'하는 소리에 집안 곳곳을 둘러봤다. 하지만 어디에도 깨지거나 터진 물건이 없어 다른 집에서 난 소리거니 생각한 A씨는 이후 빨래를 하기 위해 다용도실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전원이 꺼져있던 세탁기 앞쪽 강화유리문이 박살나 있었기 때문이다.
해당 제품은 건조기 일체형의 LG전자 '워시타워'로 지난 6월 13일 배송받은 것이었다. LG전자 서비스센터는 사고 다음날인 20일 A씨 집을 방문해 세탁기를 새 제품으로 교환해주기로 했다.
A씨는 "작동하지도 않은 세탁기 유리문이 이렇게 산산조각 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면서 "당시 근처에 누군가 있었다면 다칠 뻔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회사 측은 아무런 충격이 없는 상태에서 유리가 저절로 깨졌다면 강화유리에서 드물게 발생하는 '자파현상'이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강화유리는 판유리를 고온으로 가열했다가 빠르게 식히는 과정 등을 통해 강도를 높인 유리다.
전문가들은 유리 제조과정에 불순물이 들어가거나 강화공정에서 유리 내부 응력이 불균일하게 형성되거나 또는 사용 중 생긴 작은 흠집으로 균열이 생기는 경우 등 여러 상황에서 드물게 저절로 깨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지퍼같은 금속 소재가 유리문을 때리면서 흠집이 발생할 수 있고 이런 흠집에 열이나 충격이 누적되면 간혹 강화유리가 저절로 깨질 수 있다"면서 "오븐 유리문, 냉장고 선반, 자동차 선루프 등 강화유리를 사용한 여러 타사 제품에서도 이런 자파 사례를 찾을 수 있다고"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런 '자파현상'에 대한 안전주의사항 안내가 불충분하다는 점이다.
A씨는 "제품 고장이 아닌 안전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강화유리가 저절로 깨질 가능성이 있다면 제조사가 소비자들에게 이를 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8월에도 삼성전자의 세탁기 문 강화유리가 파손되는 사고가 수차례 이어진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는 해당 사고 원인을 제조과정 중 접착력 약화 등 일부 제품 불량이라 설명하고 점검 및 무상 교체를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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