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500mm폭우에 사망자 속출 vs 군산 710mm인데 '0명'...무슨 차이?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7-17 17: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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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로 물에 잠긴 도로에서 물 빼는 공무원과 주민들 (사진=연합뉴스)

17일 현재까지 오송 지하차도 침수로 청주에서 폭우로 사망한 사람은 13명이지만 청주보다 더 많은 비가 내린 군산에서 사망한 사람은 단 1명도 없어 대조를 이룬다. 중대본이 가동된 지난 9일부터 17일 오전 5시까지 충북 청주의 누적 강수량은 541.5㎜, 전북 군산의 누적 강수량은 712mm다. 

청주보다 더 많은 비가 쏟아진 군산에서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은 이유는 철저한 사전대비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됐다. 군산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만큼 많은 비가 한꺼번에 쏟아져 폭우 피해가 잇따랐다. 도로 침수 130건을 비롯해 주택·상가 침수 88건, 토사 유실 84건, 기타(도로파손 등) 148건에 달했다. 농작물도 3450헥타르(ha)가 침수됐다.

하지만 폭우 피해를 신속하게 대처하면서 단 1명의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사전대비를 철저히 한 덕분이다. 군산시는 지난해 폭우 피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그동안 하수도 시설이 집중호우를 견딜 수 있도록 설계를 변경하고 협잡물이 빗물받이를 막아 노면의 물이 불어나지 않도록 사전점검에 주력했다.

또 시는 폭우가 집중된 지난 14일부터 전 직원에 비상근무를 발령하고 관내 산사태·급경사지, 유실·하천 및 유수지 범람 등 인명피해와 직결되는 취약지 예찰 활동을 예년보다 대폭 강화했다. 시는 위험 징후가 포착되면 지체없이 긴급 사전대피를 권고했다. 이재민은 51세대 92명이 발생했지만 이들은 임시대피소에서 안전하게 생활하고 있다.

강임준 시장은 "소중한 우리의 이웃과 가족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공무원들이 총동원돼 구석구석 예찰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위험 징후가 포착되면 주민 대피를 권고하고 군부대 등 유관기관과 협조해 신속하게 위험 요소를 제거하는 데 모든 행정력을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미호강 제방이 무너져 하천물이 오송 지하차도로 폭포처럼 흘러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청주시는 이미 폭우가 예보돼 있었고 인근의 강이 범람한다는 통보에도 불구하고 교통통제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대참사를 빚었다.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는 인근의 미호강이 15일 새벽 4시10분 홍수경보가 내려졌고, 오전 6시30분 홍수 '심각'에 이르러 금강홍수통제소가 관할 구청에 교통통제를 요청했지만 제때 대처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오전 8시40분 미호천교 인근에 있는 미호강 제방이 무너져 하천물이 지하차도로 쏟아져 들어갔다. 이 사고로 당시 이 지하차도를 지나던 시내버스와 트럭 등 차량 16대가 침수됐고 17일까지 1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아직 침수돼 있는 차량이 12대여서 앞으로 희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사고가 발생한 15일 오전 8시40분보다 한두시간 앞선 오전 7시2분과 7시58분에 이미 '오송읍 주민 긴급대피'와 '궁평지하차도 긴급통제'를 요청하는 112 신고가 각각 한 차례씩 있었지만 이를 묵살했다.

이에 17일 국무조정실 공직복무관리실은 당일 새벽 충북도·청주시·청주 흥덕구 등 현장을 관할하는 광역·기초자치단체 및 경찰·소방에 들어온 모든 위험 신고와 이에 따른 후속 조치를 확인하기 위한 기초자료를 확보하는 작업에 들어가는 등 감찰에 착수했다.

군산과 청주의 사례는 지자체의 사전대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증명해주는 사례가 됐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고 사전대비를 했더라면 발생하지 않았을 참사였기 때문에 오송 지하차도 비극에 전국민들이 분노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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