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ESG는 속빈강정?..."이사회 역량과 전문성 부족"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7-12 16:26:18
  • -
  • +
  • 인쇄

현재 기업 이사회들이 역량과 전문성 부족으로 ESG의제를 구현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실제로 기업들 이사진 절반 이상이 지속가능성 경영방식에 회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상당수의 이사들은 지속가능성이 재무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10일(현지시간) CEO 전문컨설팅업체 하이드릭 앤스트러글스(Heidrick & Struggles), 보스턴 컨설팅그룹(Boston Consulting Group, BCG), INSEAD 기업지배구조센터(INSEAD Corporate Governance Centre, INSEAD) 등 3개 컨설팅 업체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지속가능성 시대의 이사회의 역할(The Role of the Board in the Sustainability Era)'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의 설문조사는 2022년 말부터 2023년 초까지 아시아, 유럽 및 북미 전역의 200명의 이사진을 상대로 진행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사회의 3분의 2 이상(68%)은 현재 지속가능성이 재무성과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10%는 지속가능성이 중장기 재무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설문조사에서 기업 이사 중 29%만이 "지속가능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거나 실행을 모니터링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지식을 갖추고 있다"고 답했으며, 89%는 "경영진의 업데이트에만 의존해 ESG에 대한 최신 정보를 얻는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응답자의 총 48%가 이사회에서 지속가능성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이 전혀 또는 약간도 고려되지 않는다고 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지속가능성 의제에 대한 이사회의 인식과 수용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지만, 역량 문제와 이사회 차원의 전문성 부족으로 인해 실제 ESG의제를 구현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ESG 측면에서 기업에 대한 사회적 기대가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이사회는 지속가능성 문제에 대해 행동해야 한다는 재정적 압박을 느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또한 보고서는 "설문 응답자의 약 52%는 옳은 일이기 때문에 지속가능성을 위해 행동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51%는 법적 이유를 들었다"고 밝혔다.

앨리스 브리든(Alice Breeden) 하이드릭 앤 스트러글스 유럽 법인 CEO는 "오늘날 경영 환경은 경제적 불확실성, 사회적 행동주의의 증가, 달성하기 어려운 중요한 기후 목표 등 다양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며 "이사회는 기업의 전통적, 운영적, 재무적 건전성을 훨씬 뛰어넘는 새로운 범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진전이 이뤄지려면 현재 환경의 도전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교육, 이사 다양성 확대, 이사회 내 ESG 우선순위 지정이 표준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 이사들은 지속가능성의 이유로 투자자를 포함한 자본 제공자의 기대치 증가와 인재 유치 및 유지를 꼽았다. 다만 지속가능성을 비즈니스에 통합하지 않을 경우 장기적인 재정적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25%이며, 중장기적 위협으로 간주하는 이사들은 13%에 불과했다.

또 이사들 중 지속가능성을 고려하는 것이 비즈니스 전략에 완전히 통합되어야 한다고 답한 이사는 66%에 달했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는 비율은 3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ESG에 시간을 투자하지 못하는 이유에는 72%가 "지속가능성과 무관한 우선순위가 높은 주제에 시간을 할애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론 수니에우스(Ron Soonieus) BCG 선임 고문은 "오늘날 이사회를 포함한 조직은 다가오는 입법 및 보고 요건에 완전히 매몰되어 있다"며 "지속가능성에 대한 행동은 대부분 이해관계자의 압력에 의해 주도되는데 이는 위험을 회피하고 방어적인 행동을 유발하여 최소한의 조치만 취하는 조직으로 이어진다"고 비판했다.

더불어 소니아 타타르(Sonia Tatar) INSEAD 전무이사는 "지속가능성은 이사회의 의무 중 일부이며 그 중요성이 비즈니스와 사회 전반에 걸쳐 계속 스며들면서 이사회의 의제에서 꾸준히 우선순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상당수의 기업에서 이사 및 CEO를 선임할 때 ESG에 대한 이해도를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48%가 지속가능성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이 이사를 선임할때 전혀 또는 약간 고려되지 않는다고 답한 것이다. 또한 이사들의 24%는 "자신의 회사에서 CEO 채용 평가 기준에 지속가능성 경험이 전혀 포함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타타르 전무는 "이사회가 지속가능한 영향력과 행동을 제공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 및 조직 내 집단적 리더십에 이르기까지 거버넌스 혁신을 추진하는 데 기본이 되는 지식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맞춤형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자연자본 공시...기후대응 위한 기업·정부 공동의 과제"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3에서는 자연기반 금

KT "고객보호조치에 총력…펨토셀 관리체계 대폭 강화"

KT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서버가 감염된 것을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민관합동조사단 조사결과에서 드러나자, KT는 "네트워크 안전 확보와 고객

"녹색경제로 이행가려면 정책·기술·금융이 함께 움직여야"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2에서는 정책·기

KT, 서버 43대 해킹 알고도 '은폐'…펨토셀 관리체계도 '부실'

KT가 43대의 서버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감염된 사실을 지난해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KT 침해사고 민관합동조사단은 6일 정부

KCC글라스, 국내 최초 '조류 충돌 방지' 유리 출시

KCC글라스가 국내 최초로 조류충돌 방지기능을 갖춘 유리 '세이버즈(SAVIRDS)'를 출시했다고 6일 밝혔다.세이버즈는 특수 '샌드블라스팅(Sand Blasting)' 기법

KCC·HD현대, 수용성 선박도료 기술 공동개발

KCC가 HD현대 조선4사(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와 손잡고 수용성 선박용 도료 기술을 공동개발했다고 6일 밝

기후/환경

+

[주말날씨] 20℃ 안팎 '포근'...비온 뒤 '쌀쌀'

이번 주말은 날씨가 온화한 가운데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내리겠다.8일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낮부터 제주도에서 비가 시작되겠다. 비는 늦은 오

"자연자본 공시...기후대응 위한 기업·정부 공동의 과제"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3에서는 자연기반 금

"녹색경제로 이행가려면 정책·기술·금융이 함께 움직여야"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2에서는 정책·기

동남아 '끈적' 중앙아시아 '건조'…亞 지역별 폭염 양상 다르다

최근 10년간 아시아 대륙에서 발생하는 폭염이 지역에 따라 뚜렷하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광주과학기술원(GIST) 환경·에너지공학과 윤진호 교

"혼합금융·전환금융...점점 다변화되는 녹색금융 시장"

국제 전문가들이 "녹색국가를 이루려면 녹색금융이 필요하다"며 "지속가능한 투자의 목적, 방향, 결과 및 영향에 대해 정확히 분석하고, 이것이 실무로

"범위로 할꺼면 목표는 왜 설정?"...정부 성토장된 '2035 NDC' 공청회

11월까지 유엔에 제출해야 하는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확정하기 위한 6일 열린 마지막 공청회에서 감축률을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 NDC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