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로 2차피해 커진다...'건강도시' 설계가 핵심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7-04 18:05:58
  • -
  • +
  • 인쇄
'기후위기가 내 삶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 토론회
건강-기후위기 결부 '리스크 커뮤니케이션' 중요


기후위기가 다양한 경로로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가운데 각 지방자치단체 실정에 맞는 '건강도시' 설계를 중심으로 전방위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가 4일 보코서울강남호텔에서 보건복지부, 한국건강증진개발원과 함께 '기후위기가 내 삶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개최한 '제7차 미래 건강전략 공개토론회'에서 기후위기에 따른 보건대책의 필요성과 권역별 기후나 인프라에 따라 각 도시가 맞춤형 기후복원력을 갖춘 '건강도시'로 거듭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후변화는 자연재해로 인한 물리적 피해(hazard), 이에 대한 노출도(exposure), 특정지역의 취약도(vulnerability) 등이 합쳐져 현재는 '기후위기'라는 용어로 굳어지고 있고, 특히 인체 건강에 대한 전방위적인 위협으로 대두하고 있다.

기후위기는 물리적 상해뿐 아니라 온열·한랭질환, 팬데믹, 탈수나 체온조절로 무리가 가면서  발샐하는 신장질환이나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 위험도 대폭 증가시킨다. 아울러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거리두기와 같은 사회생활의 제약, 기후위기 대응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기요금 인상으로 취약계층의 부담이 늘어나는 빈곤과 불평등으로 인한 생활수준의 문제나 정신질환 등 2차피해도 극심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30~2050년 기후위기로 25만명 추가 사망자가 발생하고, 이에 따른 건강 피해액은 2030년 20억~40억달러(약 2조6000억~5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기후위기로 인한 보건문제는 각 지방에서 이미 현실화돼 구체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도는 봄 및 여름일수 증가로 환경성 질환이나 말라리아와 같은 매개체 감염병 환자가 북한과 접경한 지역을 중심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지역의 경우 무더위가 가을까지 지속되면서 대청호, 충주호 등 주요 호소에 녹조 발생 취약성이 높아지고, 수질오염으로 인한 주민들의 건강 위협이 증대되고 있다.

이처럼 기후위기가 보건위기로 직결되면서 각종 지구과학 및 사회경제적 여건까지 다양한 감시체계를 필요로 하고, 각 권역별마다 특수한 현상으로 발현되는 보건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건강도시'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건강도시'는 단순히 보건정책을 인체건강의 좁은 의미로만 다루지 않고, 소득과 교육, 수명 등 인간개발의 관점에서 물리적, 사회적 환경을 지속적으로 발전해나가는 도시를 의미한다.

일례로 '부산광역시 기후위기 대응 사례발표'를 맡은 권정미 부산광역시 기후변화대응팀장은 "부산시는 최근 100년을 기준으로 온도가 1.6℃ 증가했다"며 "이에 부산시 버스승강장에 냉·온열의자를 설치하고, 지난 2년간 취약계층 466개소에 태양광의 65%를 반사하는 '쿨루프' 등 실내·외 환경 개선사업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부산시는 전기 사용량, 물 사용량, 도시가스 사용량, 쓰레기 감축량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매년 7개 아파트를 선정하는 '그린아파트 인증제'를 통해 주민들의 인식개선 및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이어진 토론에서 패널로 참석한 하지원 에코맘코리아 대표는 "기후변화로 도심 내 공기가 정체되면서 '요리매연'이 주요 초미세먼지 발생원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대부분 맛있는 냄새로 인식하며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한다"며 "나의 건강문제와 연결시키는 것만큼 강한 동기부여가 없기 때문에 기후위기와 건강을 연결시키는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호장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기후변화 대응 사회체계로 가지 않으면 휘발유값, 전기요금 등 모든 게 인상되면서 직접적인 건강영향 외에도 2차피해가 심각하기 때문에 '건강도시'를 빠르게 구축하는 게 가장 좋은 대응방법"이라며 "모든 건강정책을 기후변화 관점에서 스크리닝하고 보완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전세계적으로 건강정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상황에서 '건강도시' 관점에서 부산시의 탄소중립 선언을 추진하면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확률이 굉장히 높을 것"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정부 '위약금 면제' 수용한 SKT..."정보보호에 7000억 투자" 결정

SK텔레콤이 해킹 사고로 번호이동한 가입자에 대해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는 정부의 요청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SKT는 침해사고 발생전인 4월 18일 기

우리은행 'G.우.주 프로젝트' 시행...경기도 보호아동 위해 6억 지원

우리은행이 'G.우.주 프로젝트'를 통해 보호아동을 위해 4년간 매년 1억5000만원을 지원한다.우리은행은 경기주택도시공사(GH), 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

이재명 정부의 ESG 정책과 기업의 대응전략은...KEMI, 17일 세미나

한국ESG경영개발원(KEMI)이 오는 17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파인홀에서 '이재명 정부의 ESG 정책과 기업의 대응 전략'을 주제로 ESG 세미나를 개최한다고 3일

방시혁 하이브 의장 서울대 문화관 재건축에 50억 기부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모교인 서울대학교에 기부한 50억원이 서울대 문화관 재건축에 사용된다.서울대는 3일 오후 6시 서울 관악구 서울대 문화관 중강

KCC '2025 ESG 보고서' 발간...온실가스 '스코프3'까지 확장

KCC가 ESG경영 성과와 지속가능 전략을 담은 '2025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발간했다고 3일 밝혔다.올해 11번째로 발간되는 이번 보고서는 지속가능경영보고

"중대재해는 기업 ESG평가의 핵심리스크...등급 차감요소로 작용"

'중대재해'가 기업의 가치와 ESG 평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ESG 평가 및 투자자문기관 서스틴베스트가 3일 발간한 '중대재해

기후/환경

+

바닐라·유제품 생산량도 감소?...기후변화로 생산량 감소세

바닐라와 유제품 등 전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식품과 향신료가 기후변화에 의해 생산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샬럿 와테인

美 캘리포니아 반년만에 또 '대형산불'...폭염과 강풍에 불길 확산

올 1월 로스앤젤레스(LA) 대형산불로 몸살을 앓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또다시 대형산불이 발생했다.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산림소방국(Cal Fire)에

"더이상 못 참겠다"…환경부, 계양산 러브버그 직접 방제

인천 계양산에 떼로 나타났던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로 인해 주민들의 불편이 커지자, 환경부가 결국 직접 방제에 나섰다.최근 계양산 정상을

때이른 폭염에 '가장 더운 6월'...1년만에 평균기온 또 갈아치웠다

올 6월 우리나라 전국 평균기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면서 '역대 가장 더웠던 6월'로 기록됐다.4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5년 6월 기후특성에 따르면 6월 전

'불지옥'으로 변한 유럽...독일과 그리스 산불 계속 확산

역대급 폭염이 덮친 유럽에서 유럽으로 인한 산불이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가득이나 뜨거운 대기를 더 뜨겁게 달구고 있다. 3일(현지시간) dpa통신 등에

[주말날씨] 낮 최고 36℃ '찜통더위'...밤에도 28℃ '열대야'

이번 주말도 낮밤을 가리지 않고 찜통더위가 이어지겠다. 중부지방은 대체로 흐리고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가끔 구름많겠다.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