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번이 불발됐던 '공해보호' 국제조약...첫 단추 꿰었다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6-20 11:08:47
  • -
  • +
  • 인쇄
유엔경제사회이사회 '공해보호조약' 첫 채택
9월 유엔총회서 60개국 이상 찬성하면 발효

어떤 국가의 관할에도 속하지 않아 생태계 보전의 사각지대였던 공해를 보호하기 위한 국제조약이 마련됐다.

19일(현지시간) 유엔경제사회이사회는 국가 관할권을 넘어선 생물다양성에 관한 조약(UN Treaty on Biodiversity Beyond National Jurisdiction)을 채택했다. 해당 협정은 바다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공해에 대해 환경과 생태계 보전을 골자로 한다. 따라서 각국은 국제 수역에 보호해양구역을 설정해 공해를 관리하게 된다.

공해는 전체 바다의 61%를 차지하지만 단 2%만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공해에서 어족자원 남획과 쓰레기 투기, 심해 채굴 등 다양한 환경 파괴행위가 자행돼 왔다.

이에 과학자들은 그동안 "해양은 산소의 대부분을 생산하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기후변화를 제한하며 생물다양성을 보유하고 있다"며 공해 보호를 촉구해왔다. 그러나 전세계 바다의 상당부분이 개별국가의 배타적 경제수역밖에 있어 어느 한 국가의 관할권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공해를 보호하기 위한 국제협력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그러나 지난 수년간 수차례의 논의에도 불구하고 협약체결은 번번이 불발됐다. 이 때문에 이번 국제조약 채택은 전세계가 공해의 보호필요성에 공감하고 보호를 위해 함께 하자는 첫 합의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안토니오 구테흐스(Antonio Guterres)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조약채택에 대해 '역사적인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기후변화가 기상 패턴과 해류를 교란하고 해수 온도를 높이며 해양생태계와 그곳에 사는 종을 변화시키고 있다"며 "해양 생물다양성이 남획, 과도한 착취, 해양 산성화의 공격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족 자원의 3분의 1 이상이 지속불가능한 수준에서 수확되고 있다"며 "우리는 화학물질, 플라스틱 및 인간 배설물로 연안 해역을 오염시키고 있다"며 현재 해양생태계가 처한 현실을 우려했다. 

이 조약은 해양에서의 상업 활동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강제한다. 조약에 따르면 어업과 해상 운송부터 심해 채굴이나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지구공학 프로그램 등이 모두 포함된다. 

또한 이 조약에 따르면 각국은 국제수역에서 과학적 연구를 통해 수집된 해양유전자자원(Marine Generic Resources, MGR)의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 해양유전자원이란 해양생물이 가지고 있는 유전자 중 DNA 추출소재 등 신약 및 화장품 등 인간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전자원을 의미한다. 

그간 MGR 탐사를 지원할 자금이 없는 개발도상국들은 '기적의 DNA'를 찾는 선진국의 제약 및 화장품 회사들에 맞서 이익 공유권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왔다.

이번 협정은 오는 9월에 열릴 유엔총회에서 60개국 이상이 찬성할 경우 정식으로 발효될 예정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환경규제 강한 국가일수록 친환경 제품 생산지로 각광...이유는?

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강한 국가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녹색 피난처'(green haven)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과학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무늬만 친환경?...탄소배출량이 내연기관차급

저탄소 친환경 자동차로 규정되고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PHEV)가 실제로는 휘발유 내연기관 자동차와 맞먹는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것

KT 불법 기지국 4개→20개로...소액결제 피해자 더 늘었다

KT가 자사 통신망에 접속해 가입자 불법결제에 이용한 불법 초소형기지국(펨토셀)이 20개였던 것으로 전수조사 결과 드러났다. 당초 알려진 바로는 불

현대차, 인니에 플라스틱 자원순환시설 개소...수거부터 교육까지

현대자동차가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생태계 조성 일환으로 인도네시아에 지역주민 주도형 플라스틱 자원순환시설을 개소했다. 16일(현지시간) 인도네

삼성전자-삼성물산, 혈액으로 암 조기진단 美기업에 1.1억불 투자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증상이 없는 사람의 혈액 채취만으로 암을 조기 진단하는 미국 생명공학 기업 '그레일(Grail)'에 16일(현지시간) 1억1000만달러를

[현장&] "아름다운가게 지역매장은 왜 소비쿠폰 안돼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정리를 한다. 여름내내 입었던 옷들을 옷장에서 꺼내 상자에 집어넣고, 상자에 있던 가을겨울 옷들을 꺼내서 옷장에 하나씩 정

기후/환경

+

"70억달러 태양광 보조금 내놔!"...美 22개주 연방정부 대상 소송

트럼프 행정부가 70억달러 규모의 태양광발전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자, 미국 22개 주에서 이를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16일(현지시간) 롭 본타 미국

환경규제 강한 국가일수록 친환경 제품 생산지로 각광...이유는?

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강한 국가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녹색 피난처'(green haven)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과학기

탄소감축과 자연회복 동시 추진...UNEP, 개도국에 1억불 투입

유엔환경계획(UNEP)이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과 생물다양성 보전을 동시에 추진하기 위한 1억달러 규모의 국제 프로그램을 출범했다.16일(현지시

[주말날씨] 비온 후 '쌀쌀'...서울 기온 5℃까지 '뚝'

이번 주말에 또 비소식이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추워지니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비는 17일 저녁 서쪽부터 내리기 시작해 밤사

기후변화에 위력 커진 태풍...알래스카 마을 휩쓸었다

미국 알래스카 해안이 태풍 할롱에 초토화됐다. 폭풍으로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으며 1500명 이상의 마을 주민이 이재민이 됐다.15일(현지시간) 알

올여름 52년만에 제일 더웠다...온열질환자 20% '껑충'

1973년 이후 가장 더웠던 올여름 온열질환자 수가 작년 대비 약 20% 증가했다. 2018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5월 15일부터 9월 2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