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100억달러 이상인 글로벌 500대 상장기업 가운데 22%만 넷제로 목표를 설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18년의 18%에서 약간 증가한 것으로, 대다수 기업들이 넷제로를 향해 매우 더딘 걸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현지시간) ESG 데이터 스타트업 ESG북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500대 상장기업들의 45%는 온난화로 지구 평균기온이 2.7℃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1.5℃ 이내로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부합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오히려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개하지 않는다거나 더 많이 배출해 기후위기를 악화시키고 있었다.
ESG북은 "글로벌 500대 상장기업 가운데 22%만이 지구온난화를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5℃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부합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45% 기업이 2.7℃ 이상의 온난화를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후 전문가들은 2.7℃ 이상의 온도 상승은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위험할 정도로 더운 환경에 노출될 수 있는 재앙적인 수준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더구나 글로벌 대기업들은 점점 탈-ESG 행보를 보이는 추세다. 지난 4월 구글(Google)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기업들은 ESG를 경영 1순위에서 3순위로 미뤘다. 또한 최근 엑손모빌(Exxon Mobil Corp), 로열 더치 쉘(Shell Plc) 등 화석연료 기업들은 주주총회에서 탄소중립이 아닌 석유 수익극대화를 선택했다.
ESG북 분석팀은 "공개적으로 보고된 배출량 데이터와 배출량 감축 목표와 같은 요소를 기반으로 기업에 '온도 점수'를 부여해 기업의 글로벌 기후 목표에 대한 기여도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한 분석팀은 "기업 운영에서 발생하는 직접 배출량뿐만 아니라 기업 제품 사용으로 인한 간접 배출량도 고려했다"고 했다. 실제 화석연료 기업이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대부분은 소비자가 자동차나 비행기들을 작동시킬 때 나온다.
분석 결과 영국, 인도, 유럽연합에서 파리 협정에 따른 배출량 감축 목표를 달성한 기업의 수는 2018년 이후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 특이한 점은 미국과 중국의 진전이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2018년 조사때보다 9% 늘어난 20%의 기업이 파리 협정을 준수하고 있다. 중국의 파리협정 참여 기업은 2018년에는 전체의 3%였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12%인 것으로 나타났다.
ESG북의 다니엘 클리어(Daniel Klier) 대표는 "우리의 데이터는 우리가 더 많은 일을 해야 하고, 더 빨리 해야 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제시한다"며 "세계 경제가 운영되는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중요한 변화를 볼 수 있을지 분명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ESG 전문가들은 기업의 ESG를 촉구하기 위해서 엄격한 정부 정책, 소비자 행동의 변화, 기술 혁신의 조합을 주문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연기금과 같은 기관 투자자들도 재생 가능 기술에 더 많은 자본을 투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처음으로 태양광 발전에 대한 투자가 석유 생산에 대한 투자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파티 비롤(Fatih Birol) IEA 전무는 "화석연료에 1달러를 투자할 때마다 약 1.7달러가 청정 에너지에 투자되고 있다"며 "5년 전만 해도 이 비율은 1:1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IEA는 "올해 석유, 가스, 석탄에 1조달러가 약간 넘는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2050년까지 세계가 순배출 제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수준을 크게 상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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