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생에너지가 화석연료 첫 '추월'...겨울철 전기사용 6% '뚝'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4-28 13:05:38
  • -
  • +
  • 인쇄
따뜻한 겨울과 고물가에 전기사용량 줄어
석탄 의존하던 15개국에서 석탄발전 감소

유럽연합(EU)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발발한 지난해 겨울동안 에너지대란이 발생할 것이라는 당초 우려와 달리, 석탄발전이 감소하고 재생에너지가 증가하면서 유럽전역에서 약 120억유로의 전기가 절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5년간 유럽의 평균 전력수요보다 6% 감소한 결과다.

영국의 에너지싱크탱크 엠버(Ember)가 27일(현지시간) 공개한 '웨더링 더 윈터'(Weathering the winter)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10월~2023년 3월까지 유럽의 석탄발전량은 27테라와트시(TWh) 감소했고, 가스발전량도 38TWh 감소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약 12%가 감소한 수치다.

이에 비해 재생에너지 공급량은 늘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처음으로 풍력과 태양광 및 수력발전이 화석연료 발전을 초과해 모든 전기공급의 40% 비중까지 늘어났다. 반면 화석연료 비중은 37%로 줄었다. 풍력과 태양광 발전량이 전년대비 18TWh 증가하면서 재생에너지가 화석연료 발전비중을 추월했다.

보고서는 지난 겨울동안 석탄 의존도가 높았던 EU의 18개 국가 가운데 15개 국가가 석탄발전 비중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탈리아와 핀란드, 헝가리만 석탄발전 비중이 늘었다. 뿐만 아니라 EU 회원국의 전력소비량이 전년 같은기간에 비해 5%가량 줄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사람들이 물가상승으로 전력 자체를 적게 사용한 결과"로 분석했다.

해리엇 폭스(Harriet Fox) 엠버 분석가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위기가 오히려 재생에너지 공급을 촉진했다"며 "이제 유럽 국가들은 타국에서 에너지를 수입하는 것이 아니라 자국에서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이 더 안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프랑스는 원전보수 문제로 원자력 발전량은 급속히 감소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유럽 전력생산량에 관한 조사가 엠버의 조사결과와 일치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는 러시아의 전면적인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40년만에 유럽 대륙이 최악의 에너지위기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석탄 사용량의 가파른 반등에 대한 우려가 과장됐음을 보여준다"며 "비록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을 삭감해 전기요금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올라가고 정부에서도 화석연료 발전을 어느 정도는 지속하려고 했지만 이것이 전력소비 증가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엠버 분석팀은 "지난 겨울동안 유럽이 주요한 공급망 차질을 피했기 때문에 석탄을 사용해 전력을 덜 생산한 것"이라며 "화석연료 생산을 중단하면서 겨울철 EU 전력부문 배출량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에서 올 3월 사이의 총 전력소비량은 2021년과 2022년 겨울같은 기간에 비해 94TWh(약 7%) 감소했다.

다만 유럽의 화석연료 감소는 지난 겨울이 유독 따뜻했던 요인도 작용했다. 해리엇 폭스 분석가는 "전력 생산이 감소한 것은 고물가 탓도 있다"며 "고물가로 많은 유럽인들이 고통을 겪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엠버의 선임 에너지&데이터 분석가 크리스 로슬로(Chris Rosslowe) 박사는 "올겨울을 대비하기 위해 유럽 각국은 에너지 효율을 계속 추진하고 재생에너지 생산을 촉진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폭스는 "사람들은 2022년과 2023년을 재생에너지 비상의 원년으로 생각할 것"이라며 "유럽의 각국 정부는 더이상 화석연료에 의존할 수 없으며 재생에너지가 에너지 수요의 대부분을 충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엠버는 지난 13일 '세계 에너지 보고서 2023'를 통해 올해 전력생산에서 화석연료 사용량이 감소하는 첫 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풍력과 태양광 등 탄소배출이 거의 없는 재생에너지로 전력을 생산하는 비중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하나금융 'ESG스타트업' 15곳 선정...후속투자도 지원

하나금융그룹이 지원하는 '2025 하나 ESG 더블임팩트 매칭펀드'에 선정된 스타트업 15곳이 후속투자에 나섰다.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일 서울시 중구 동대

과기정통부 "쿠팡 전자서명키 악용...공격기간 6~11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전자서명키가 악용돼 발생했으며, 지난 6월 24일~11월 8일까지 공격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

李대통령, 쿠팡에 '과징금 강화와 징벌적손배제' 주문

쿠팡이 개인정보를 유출한 기업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의 국내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이재명 대통령이 2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건에 대해 "사고원

이미 5000억 현금화한 김범석 쿠팡 창업자...책임경영 기피 '도마'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쿠팡의 김범석 창업자가 1년전 쿠팡 주식 5000억언어치를 현금화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후보 4명으로 좁혀졌다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회장 최종 압축 후보군으로 임종룡 회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및 외부 후보 2명 등 총 4명을 선정했다고 2일

[최남수의 ESG풍향계] 조정기간 거친 ESG...내년 향방은?

올 한 해 ESG는 제도적으로 조정기간을 거쳤다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1월에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하고 SEC(증

기후/환경

+

폭염과 폭우에 시달린 올가을...육지와 바다 기온 '역대 2위'

올가을 평균기온이 지난해에 이어 역대 2위를 기록했다.4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5년 가을 기후특성 분석결과에 따르면, 올 9~11월 평균기온은 16.1℃를 기

폐허가 된 동남아 일대...'대홍수·산사태'로 사망자 '눈덩이'

인도네시아와 스리랑카 등 동남아시아 일대가 폭우로 발생한 대홍수와 산사태로 폐허로 변했다. 사망자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4일(현지시간) AP

[날씨] 수도권 '퇴근길' 눈 온다...첫눈부터 '펑펑'

오늘 퇴근길에 눈을 맞을 수도 있다. 4일 오후 6시경 수도권에 눈이 시간당 1∼3㎝씩 거세게 쏟아질 것으로 예보됐다.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발해만 쪽

2040년 '플라스틱 오염' 2배 증가...그런데 97% 줄이는게 가능하다고?

반환·재사용 제도를 통해 플라스틱 오염을 2040년까지 97%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3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사립재단 '퓨

"집값 떨어져"...美 부동산 기후위험 데이터 비공개로 전환

미국 최대 부동산 매물사이트인 질로우(Zillow)가 부동산의 기후위기 노출 위험도를 공개하는 기능을 삭제했다고 최근 가디언이 보도했다. 집값이 떨어

껌은 '미세플라스틱 폭탄'...플라스틱 성분인데 규제 사각

껌이 플라스틱 성분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때문에 껌을 씹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양의 미세·나노플라스틱을 섭취하는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