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장 이전하고 수익모델 변경하기도
영국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의 절반가량이 기후변화로 사업수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답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대형보험사 아서J갤러거앤코(AJG)가 영국의 기업 최고경영자(CEO)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8%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고,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응답한 CEO의 52%가 '극단적인 기상현상으로 사업수행 능력 자체가 타격을 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
설문에 응답한 CEO들은 "사업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기후변화는 이미 리스크 중 하나"라고 입을 모았다. 응답자의 75%는 앞으로 10년간 기후위기로 인해 사업에 미칠 영향이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또 응답자의 3분의 2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최대 2℃ 이내로 억제하는 파리기후협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사업 자체가 '중대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기후변화로 빚어진 기상이변 가운데 사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홍수와 폭염으로 지목됐다. '홍수와 폭염으로 물류 및 생산중단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52%에 달했다. 아울러 전기요금 상승 등으로 인한 운영비용 증가(47%), 이상기후로 인한 공급망 중단 (39%), 공장 침수 등으로 인한 직접적인 물질적 피해(35%)가 뒤를 이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기후위기로 가장 큰 압박을 받는 업종은 서비스업 및 관광업(57%), 은행 및 금융업(53%), 소매업(50%) 등 주로 3차 산업에 포진돼 있었다.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로 사업장을 이전한 기업은 15%, 수익모델 자체를 변경한 기업은 16%에 달했다.
이에 따라 적지 않은 기업들이 기후위기 대응조치를 취하고 있다. 기업 가운데 30%는 기후변화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10만~50만파운드(약 1억6600만~8억3000만원)를 투입했고, 10%는 100만파운드(16억6000만원) 이상을 투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들은 대개 탄소배출량 감소 정책(44%), 보험 가입(32%), 탄소중립 목표 설정(32%) 등의 대응전략을 수립했고, 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 종이 사용량 줄이기, 자동 및 LED조명 설치, 재생에너지 사용 등의 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응답 기업들 가운데 53%는 여전히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3분의 1가량은 조치를 취했지만 실패했다. 56%의 기업은 향후 2년간 기후위기 대응 예산을 지출할 것이라고 응답했으나 14%는 예산 초과를 우려했다.
AJG는 기업들이 향후 더욱 빈번해질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에 역부족인 것으로 분석했다. 기후위기로 피해를 입은 기업의 23%가 해당 피해에 대한 보험을 청구한 상태지만, 현행 보험정책의 보장범위로 피해금액을 충당할 수 있었다고 답한 CEO는 38%에 불과했다.
이에 응답자의 51%는 '정부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답했다. 오롯이 기업이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은 16%에 불과했다.
AJG 닐 호지슨 리스크관리 이사는 "기후변화는 기업에 분명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영국 정부는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2050년 넷제로에 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전체 기업의 절반으로부터 부정적 영향이 보고되는 것을 보면 수세에 몰린 상황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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