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해안 부근에만 서식하던 무척추 해양생물이 바다에 떠다니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타고 먼 바다로 서식 영역을 넓히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마노아 하와이대학과 '스미스소니언 환경연구센터'(SERC) 연구진은 수백만 년간 유지되던 해양생태계의 생물지리적 경계가 플라스틱 부유물로 인해 급속히 바뀌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플라스틱 부유물을 타고 떠도는 '신원양생물군'을 파악하고자 2018년 11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북태평 아열대 환류 동부수역에 떠다니는 '태평양 거대 쓰레기섬'(GPGP)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수거해 조사했다.
그 결과 플라스틱 쓰레기 시료 105개 중 70.5%에서 해안에서 서식하는 생물이 발견됐다. 확인된 무척추생물 484종의 80%가 육지 인근 바다에서 발견되는 해안생물이었다.
일부 부유물에서는 바다 한가운데임에도 불구하고 원양(遠洋)종보다 해안종이 더 많이 조사됐다. 절지동물이나 연체동물과 같은 해안 서식종의 수는 원양종의 세 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물다양성은 로프가 가장 높았으며, 해안생물의 밀도는 그물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히드로충을 포함한 해안종과 원양종 모두 플라스틱 부유물에 붙어 번식하는 점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과는 해안생물이 해양플라스틱 쓰레기에서 번식하고 성장하며 이전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군집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시사했다.
해안종을 비롯한 일부 해양생물이 플라스틱 부유물에 서식한다는 점은 이미 알려져 있었지만 대양에 군집을 형성할 정도로 퍼져있다는 사실이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뗏목을 비롯한 자연부유물은 시간이 흐르면 분해돼 사라지지만 플라스틱은 분해속도가 느려 생물에게는 거의 영구적인 서식처나 다름없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급속한 해양생태계 변화에 대한 이해·지식 격차를 드러낸다며 공해상의 물리적, 생물학적 관측 시스템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네이처 생태와 진화'(Nature Ecology and Evolution) 학술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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