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의 이산화탄소(CO₂)를 포집해 바다의 CO₂ 흡수 기능을 되살리는 기술이 개발됐다.
미국 로스앤젤리스 캘리포니아대학교(UCLA)의 탄소관리연구소는 지난 12일 열린 'SEAchange' 프로젝트 정기발표회에서 전기화학적 방법을 활용해 바다에 있는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바다는 전체 CO₂ 배출량의 약 3분의 1을 흡수하지만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온도상승으로 그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 실제 한 연구에 따르면 2100년 이후 바다의 CO₂ 흡수력은 점점 떨어져 2300년에는 지금의 절반으로 감소한다. 이 연구에 의하면 표층수와 심층수의 순환이 막혀 표층수의 CO₂가 과포화 상태에 달하는데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바로 이 표층수의 CO₂를 전기화학적 방법으로 제거하는 것이다.
연구소장 가우라브 산트(Gaurav Sant) 박사는 "이는 바다를 일종의 스폰지처럼 활용하는 것"이라며 "물이 가득찬 스폰지를 짜서 다시 물을 빨아들일 수 있게 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연구에 의하면 바다에 떠 있는 시설에서 바닷물에 일정한 전기 자극을 가하면 해수에 녹은 CO₂가 해양 환경 및 생태계에 무해한 탄산칼슘 분말로 변환되고 이를 다시 바다로 버릴 수 있다. CO₂를 제거한 물은 다시 바다로 되돌려보내서 제거된 분량 만큼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도록 한다.
산트 박사는 "이는 CO₂를 광물 형태로 바다에 버리는 '직접 공기포집(DAC) 방법과는 전혀 다르다"며 "비용이 많이 들고 복잡한 기존 방식보다 더 저렴하고 간단하다"고 밝혔다.
산트 박사는 "바다에 방출된 분말들은 거의 수만년 동안 CO₂를 저장할 수 있다"며 "연구에 궁극적인 목표는 바다에 있는 CO₂를 제거해 흡수 능력을 갱신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해당 작업의 부산물로 수소가 생산되는데, 이 수소는 청정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CO₂를 더이상 배출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배출된 CO₂를 제거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기 중에 존재하는 CO₂가 기후변화를 계속 일으킨다는 것이다. 또한 "항공, 철강 등 구조적으로 탄소중립이 어려운 산업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CO₂제거 기술은 이를 보완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위스콘신대학의 그레고리 네멧(Gregory Nemet) 교수는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는 2100년까지 최소 4500억톤에서 최대 1조1000억톤에 달하는 CO₂를 포집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CO₂ 포집 기술이 매년 30%까지 성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네멧 교수는 "이번 기술은 해양 CO₂제거에 매우 유용하게 작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기술은 민간투자를 통해 상업적 가치를 입증받을 예정이다. 산트 박사는 "탄소중립 기술을 지원하는 Equatic에서 투자를 받았다"며 "현재 캘리포니아뿐만 아니라 싱가포르에서도 이 기술을 테스트중"이라고 말했다.
산트 박사는 "우리 연구팀과 민간기업은 1년 안에 상업화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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