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출된 재질은 PP가 44%, PET· PE도 많아
우리나라 해역에 주로 서식하는 상괭이와 고래, 바다거북 등의 대형 해양생물 체내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12일 국제학술지 해양오염학회지 4월호에 실린 '한국에 좌초한 대형 해양생물 체내 미세플라스틱' 논문에 따르면 2019~2021년 한국 해변에서 발견된 대형해양동물 사체 12구를 분석한 결과, 체내에서 미세플라스틱 1902개가 발견됐다. 미세플라스틱은 길이 5㎜ 미만의 플라스틱 조각으로 체내 흡입시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해부된 대형해양생물은 상괭이 7마리와 참고래 1마리, 남방큰돌고래 1마리, 돌고래 1마리, 붉은바다거북 2마리로 모두 소화기관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미세플라스틱 길이는 27.63㎛부터 4596㎛(4.6㎜)로 다양했다. 재질별로는 폴리프로필렌(PP)이 44%,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가 17%, 폴리에틸렌(PE)이 11%로 가장 많았다.
종별로 보면 상괭이가 단위 무게당 미세플라스틱이 1.67~11.63개로 가장 많이 검출됐는데, 이는 100m 이하 얕은 해역에서 주로 활동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즉, 연안에서 생활할수록 육지에서 바다로 흘러간 미세플라스틱에 더 많이 노출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상괭이와 마찬가지로 얕은 해역에서 서식하지만 미세플라스틱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온 남방큰돌고래(0.46개)는 주식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반면 수염고래인 참고래(3.94개)는 바닷물을 통째로 들이킨 뒤 입속 여과장치로 먹이를 걸러내는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을 다량 섭취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에선 미세플라스틱이 대형해양생물의 생활사와 성장 등에 미치는 영향이 파악되진 않았다. 그러나 어류의 경우 미세플라스틱이 소화기관에 악영향을 끼치고, 잔류성유기오염물질(POPs)과 중금속 등이 함께 체내에 축적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형 해양생물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에 참여한 인하대 해양과학과 김태원 교수는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대형 해양동물은 바다생태계에서 상위포식자로 이들이 먹이활동으로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됐다는 것은 마찬가지로 상위포식자인 인간 역시 같은 방식으로 미세플라스틱이 축적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인간도 미세플라스틱에 오염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해양오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상괭이와 참고래, 남방큰돌고래, 돌고래, 붉은바다거북 모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등재된 국제보호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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