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추세대로 지구 평균온도가 상승하면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평균온도는 거의 50℃까지 상승하고, 폭염으로 인한 사망률도 지금의 60배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금세기말까지 지구온도를 2℃ 이하로 억제하면 폭염 사망률을 80%까지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위생열대의학대(LSHTM) 등 국제연구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탄소감축이 이뤄지지 않아 지구온도가 계속 상승할 경우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은 2100년대에 이르면 최고기온이 거의 50℃까지 상승해 사람이 살 수 없는 지역이 생겨날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팀이 중동·북아프리카 19개국의 현재(2001년~2020년) 및 미래(2021년~2100년) 열 관련 사망 추이를 분석했더니, 이 지역 대부분이 2060년대까지 상당 수준의 온난화를 경험할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열 관련 사망자는 현재 10만명당 약 2명에서 2081년~2100년 123명으로 증가한다. 이는 현재 사망률보다 약 60배 높은 수치다.
현재 열 관련 사망률만 놓고 보면 서유럽(10만명당 17명), 호주(10만명당 10명) 등 다른 지역과 비교해 비교적 낮은 수치지만, 증가율은 훨씬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이란은 10만명당 열 관련 사망자가 423명으로 중동·북아프리카에서 연간 사망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측됐다. 팔레스타인은 186명, 이라크는 169명, 이스라엘은 163명으로 높게 나왔으며,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연합국 등 소규모 걸프국가들은 폭염 사망률이 상대적으로 가장 크게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지구 평균 상승온도를 2℃ 이내로 제한하면 이같은 사망률은 80% 이상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중동·북아프리카가 미래온난화로 인한 최악의 영향을 피하려면 다가오는 COP28 및 이후 논의에서 보다 강력한 완화적응정책이 합의돼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덧붙여 중동·북아프리카의 인구 증가를 감안한 인구 통계학적 정책과 노화관리를 통한 기후적응도 필수라고 강조했다.
또 기후적응에 있어 에어컨 등 기존 기술에 의존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연구팀은 경고했다. 주요저자인 샤코어 하지트(Shakoor Hajat) LSHTM 지구환경보건 교수는 "치명적인 보건위기를 피하려면 지구온난화를 2℃로 제한하고 에어컨 외의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며 "기후변화로부터 회복력을 향상하기 위한 협력방안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오는 11월 두바이에서 열리는 COP28을 준비하면서 나왔다. 연구결과는 '란셋플래닛헬스'(The Lancet Planetary Health) 학술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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