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속 잡혀가는 산불...충청지역만 축구장 3000개 태웠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4-04 19: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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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산림훼손 여의도 2.2배
제주서 비 "확산세 소강국면"
▲4일 전남 함평에 연이틀 이어진 산불로 신광면에 위치한 한 공장이 산불에 전소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식목일을 하루 앞둔 4일 전국적으로 발생한 크고작은 산불이 사흘만에 겨우 잡혀가는 모양새다.

4일 산림당국은 충남 홍성 산불의 주불이 오후 4시를 기해 모두 잡혔다고 밝혔다. 산불 발생 후 꼬박 53시간만이다.

지난 2일 오전 11시께 시작한 이 불로 주택 34채와 창고 35동 등 시설 71동이 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대피 주민은 309명이다. 산불영향구역은 1454헥타르(㏊)로 추정된다. 축구장(0.714㏊) 2000개가 넘는 면적이다. 산불영향구역은 산불로 인한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을 분석한 것으로, 정확한 피해 면적은 완진된 후에 다시 조사한다고 산림당국은 설명했다.

홍성 산불은 발생 2시간여 만에 '대응 3단계'가 발령된 이후 사흘동안 헬기 총 55대, 진화차 등 장비 753대, 산불진화대원 1만3034명이 투입됐다. 건조한 날씨에 바람까지 강하게 불면서 산불 진화에 어려움이 많았다. 발생 이틀째인 지난 3일 주불이 모두 잡힌 것으로 파악됐지만 새벽에 강한 바람으로 불씨가 다시 번지면서 4일까지 불이 잡히지 않았다.

대전 서구 산직동 일원에서 발생한 산불의 주불 역시 52시간만에 잡혔다. 지난 2일 낮 12시19분께 발생한 대전 산불의 주불 진화는 4일 오후 4시 40분을 기해 완료됐다고 산림당국이 밝혔다. '산불 3단계'가 발령된 이번 화재로 인한 산불영향구역은 축구장(0.714㏊)의 1000개가 넘는 752㏊로 추정된다. 민가 2채와 암자 1채가 피해를 봤고, 주민 900명이 대피했다.

전남 함평과 순천에서 대응 3단계 규모까지 확대됐던 산불은 4일 오후에서야 겨우 잡혔다. 함평과 순천에서 발생한 산불은 확산 속도가 빨랐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축구장(0.714㏊) 약 875개, 여의도 면적 2.9㎢의 약 2.2배에 달하는 산림이 훼손됐다. 공장과 축사 등 산림과 인접한 시설물이 불에 탔고, 주민 수십명이 불안 속에서 밤을 보내는 등 부수적인 피해도 잇달았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전날 함평군 대동면 연암리 산 128 일원에서 시작한 산불의 주불을 이날 오후 4시쯤 진화했다. 27시간 41분만에 잡은 이번 산불의 영향 구역은 475㏊로 추정된다. 복분자 가공 공장 4개 동, 축사와 비닐하우스 각 2곳 등 시설물 8곳이 불에 탔다. 주민 43명이 경로당 등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헬기 11대, 인력 990명, 장비 574대 등이 이틀째 진화 작업에 투입됐다. 당국은 양봉장 쓰레기 소각 행위가 산불로 확산한 것으로 보고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전남 순천에서 대응 3단계 규모까지 확대됐던 산불의 주불은 하루만에 잡혔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전날 오후 1시40분께 순천시 송광면 봉산리 산 188 일원에서 발생한 산불의 주불을 이날 오후 3시10분쯤 진화했다. 약 25시간만에 잡힌 이번 산불의 영향 구역은 150㏊로 잠정 파악됐다. 헬기 12대, 인원 462명, 장비 42대 등이 이틀째 진화 작업에 투입됐다. 송광면 2개 마을 주민 56명은 경로당 등으로 몸을 피했다.

이날 오후 제주에서 내리기 시작한 비가 전국으로 확산하면 당분간 산불 확산세는 소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산림 당국 관계자는 "현재 큰 불길이 잡혔고 다행히 남부 지방에서부터 비 소식이 있긴 하지만, 재발화가 발생하지 않도록 감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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