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급 삵도 출몰..."적정 보호대책 수립해야"
골프장 조성공사 현장 한가운데서 멸종위기 야생동물의 모습이 잇따라 포착됐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대구 북구 사수동 금호강 둔치에서 벌이는 파크골프장 공사현장에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수달이 발견됐다고 24일 밝혔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이 지난 21~23일 수달의 서식처로 추정되는 이곳에 무인카메라를 설치해 출몰 여부를 관찰한 결과다.
관찰 결과 3일간 하루도 빠짐없이 수달의 모습이 포착됐다. 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 한상훈 소장은 이에 대해 "3일 연속해서 수달이 포착됐다면 그 일대에 수달의 집이 있다고 봐야 한다"며 "그 일대 덤불 속에 굴을 파고 그 안에서 서식하면서 출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일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는 파크골프장 규모를 30% 정도 줄이고, 공사현장에 수달 인공 서식처를 3곳 정도 만들어줄 것을 대구 북구청에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대구지방환경청은 환경영향평가 협의의견에서 "법정보호종의 서식이 확인될 경우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해당종의 특성에 따른 적정 보호대책을 수립·실시 후 공사를 실시할 것"을 밝힌 바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수달의 서식이 확인됐기 때문에 파크골프장 공사를 전면 중단하고 수달의 적정 보호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포착된 멸종위기동물은 비단 수달뿐만이 아니다. 삵의 출몰도 이틀간 확인됐다. 삵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다. 대구환경연합은 법정보호종이 2종이나 출몰했기 때문에 공대위와의 환경영향평가 협의의견에서 밝힌 대로 서식 환경에 최대한 교란 요소를 없애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북구청은 아무 응답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공대위 박호석 대표는 "수달과 삵이 살 수 있도록 인공 서식처를 조성해서 이곳을 떠나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수달의 도시' 대구의 위상에 걸맞은 행정이고,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찾아내는 지혜일 것이다"며 "그러니 대구 북구청의 조속한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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