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된 테슬라 느닷없이 불길…전기차 자체 발화 왜?

전찬우 기자 / 기사승인 : 2023-01-09 18:05:16
  • -
  • +
  • 인쇄
가연성 액체전해질로 구성된 리튬이온배터리
발화하면 폭발하듯 '열폭주'해 진화 쉽지 않아
▲배터리 발화로 추정되는 테슬라 화재 (사진=성동소방서)

주차돼 있던 전기자동차에서 갑자기 화재가 발생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전기차는 리튬이온배터리가 탑재돼 있기 때문에 한번 불이 붙으면 차량이 거의 전소될 때까지 쉽게 꺼지지 않아, 자칫 대형화재로 번질 우려가 있다.

지난 7일 오후 5시쯤 서울 성동구 서비스센터에 주차돼 있던 테슬라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X' 차량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해 2시간 50분만에 진화됐다. 만약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면 끔찍한 대형화재로 이어질 뻔했다. 

사실 전기차는 주행중이거나 충전중인 경우 외에 주차중일 때도 화재가 발생하는 사고가 왕왕 있었다. 국립소방연구원이 2021년까지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주차중이던 전기차에 화재가 발생한 사례는 모두 7건이다. 7건 모두 외부 충격없이 현대자동차 전기차인 '코나EV'의 자체 발화로 화재가 발생했다.

국립소방연구원 관계자는 9일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공개된 자료에는 공식적으로 조사된 사례만 기재돼 있다"며 "실제 주차중인 전기차에 화재가 발생한 사례는 이보다 더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테슬라 화재와 관련해서는 "현재 조사중인 사항이라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2018~2021년 국내 전기차 화재 사건 (자료=국립소방연구원)

전문가들은 '리튬이온배터리'가 원인이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리튬이온배터리는 가연성 액체전해질로 구성돼 있고, 전극이 서로 가깝게 배치돼 있어 합선 가능성이 높다. 이 가연성 액체가 끓기 시작하는 열폭주 상황에 빠지면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배터리가 손상되거나 결함이 있으면 발화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

전기차에는 이런 특성을 지닌 리튬이온배터리가 여러 개 장착돼 있기 때문에 한번 화재가 발생하면 연소 속도와 세기가 강력해져 진화가 쉽지 않은 것이다. 국립소방연구원이 실험을 통해 관찰한 결과, 화재시 온도가 최고 849.5℃까지 상승했다.

이 때문에 전기차 화재는 일반적인 화재와 달리 소화기로 진압할 수 없다. 20~30톤에 달하는 물을 수시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뿌려야 겨우 진화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전기차 배터리를 감싸고 있는 부품들은 외부충격 보호를 위해 매우 견고하게 설계돼 있는데 이는 화재 시 오히려 진화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다만 리튬이온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 화재발생 확률이 내연기관 차량보다 낮은 편이다. 오토인슈어런스EZ(AutoinsuranceEZ) 연구에 따르면 내연기관 자동차의 점화 확률은 1.5%인데 비해, 배터리 전기차의 점화 확률은 0.03%에 불과하다. 고전압 배터리와 내연기관을 모두 갖춘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는 화재 발생가능성이 3.4%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전기차 화재의 주원인으로 리튬이온배터리가 지목되고 있는만큼 '안전한 배터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배터리업체들은 폭발위험이 낮은 전고체 전지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지만 상용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차전지 한 전문가는 "전고체 전지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용량기준을 설정하는 등 비(非)기술적 측면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상당히 많다"며 "전고체 전지가 현재의 리튬이온배터리를 대체하는 시점은 2030년 정도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친환경 교통수단이 생태계 위협”…녹색 교통수단의 역설

기후 대응을 위해 확대 중인 저탄소 교통 인프라가 오히려 생물다양성과 도시 자연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탄소배출이 줄더라도 숲

국립심포니, 폐자원으로 업사이클링..."4년간 나무 5007그루 식재 효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지난 2022년부터 폐현수막, 폐악보,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업사이클링 굿즈로 제작하면서 약 30톤의 탄소를 감축하고 278만리터

폐자원 수거하고 환경교육까지...기업들, 환경의 날 맞아 다양한 활동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기업들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다양한 활동들을 펼쳤다.4일 LG전자는 13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

[최남수의 ESG풍향계] 이재명 정부의 ESG정책 방향은?

굳이 이념적 경향성을 따지자면 ESG는 진보 이슈에 더 가깝다. 환경보호와 사람존중 등이 핵심 주제여서 그렇다. 실제로 각 정파가 ESG에 접근하는 움직

SK AX, 카테나X OSP 자격 획득...유럽 ESG 핵심 파트너 등극

SK AX(옛 SK C&C)가 4일 유럽 최대 자동차 공급망 ESG 데이터 네트워크 '카테나X(Catena-X)' 운영사인 '코피니티X(Cofinity-X)'로부터 온보딩 서비스 사업자(On-boa

현대홈쇼핑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아파트 2000곳으로 확대

현대홈쇼핑이 폐가전을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규모를 아파트 단지 총 2000곳으로 확대한다.현대홈쇼핑은 지속가능한 환

기후/환경

+

작년 동남아 바다 덮친 '해양 열파'...호주 면적의 5배

지난해 동남아시아와 태평양 일대에서 발생한 해양 열파의 면적이 호주 국토의 5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5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는 2024년

"19개국 대표단과 시민 1만여명 참여"...2025 환경의 날, 제주서 마무리

2025 세계 환경의 날 공식 기념행사가 5일 제주에서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유엔환경계획(UNEP)과 환경부가 '플라스틱 오염 종식(#BeatPlasticPllution)'

'환경의 날' 맞은 환경단체들 새 정부에 '환경 정책' 이행 촉구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환경단체들이 새 정부를 향해 기후 위기 문제 해결을 위한 환경 정책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환경운동연합은 5일 오전 서울

"기후위기 시계를 멈추자" 청년단체, 새 정부 기후대응 촉구

6월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청년단체들이 국회 '기후위기 시계' 앞에서 이재명 정부와 국회의 기후 대응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기후변화청년

비가 안와서 가뭄?...더워진 대기가 수분 빼앗아 가뭄 늘었다

더워진 대기가 공기중 수분을 빨아들이면서 전세계적으로 가뭄이 발생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4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 수문기후학자

전세계 하천 통해 수만년전 탄소가 대기로 방출

전세계 하천을 통해 고대에 존재하던 탄소가 대기로 방출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로 인해 기존 탄소 순환 모델과 기후목표 설정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